
하나의 긴 문장
인간의 삶은 첫 울음과 마지막 침묵 사이에 잠시 켜졌다가 꺼지는 하나의 긴 문장이다.
첫 울음. 그것은 언어 이전의 소리, 아직 아무것도 이름 붙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터져 나오는 날것의 신호다. 그런데 그 소리가 세상에 닿는 순간, 누군가 그것을 받아 의미로 번역한다. "아기가 울고 있다." 언어가 시작된다. 나라는 문장의 첫 글자가 찍힌다.
그 이후로 문장은 길어진다.
단어들이 쌓인다. 엄마, 밥, 싫어, 왜, 사랑해, 미안해, 괜찮아. 문장은 때로 길게 뻗다가 갑자기 꺾이고, 쉼표 없이 달리다가 예고 없이 멈춘다. 기쁨은 문장을 빠르게 만들고, 슬픔은 문장을 무겁게 만든다. 어떤 날은 단 한 줄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같은 자리를 맴돈다. 그래도 문장은 이어진다.
문장 안에는 다른 문장들이 들어온다.
내가 만난 사람들의 말이 내 문장 속으로 스며든다. 오래전 읽은 책의 한 줄이 수십 년 후 내 입에서 나온다. 나는 나만의 문장을 쓰는 것 같지만, 사실 수많은 타인의 문장을 통과하며 지금의 문체를 얻었다. 우리는 서로의 문장 안에 산다.
그리고 마지막 침묵이 온다.
침묵은 문장의 적이 아니다. 문장은 침묵이 있어야 완성된다. 마침표는 문장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온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침표 없는 문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마지막 침묵은 그 문장이 드디어 완성되는 순간이다.
두려운 것은 침묵이 아니다.
켜져 있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는 것, 하고 싶었던 말을 끝내 꺼내지 못했다는 것, 내 문장이 누구의 문장과도 닿지 못했다는 것...그것이 두렵다.
좋은 죽음은 좋은 문장의 끝과 같다.
읽고 나서 한동안 덮지 못하는 문장. 다 읽었는데도 무언가 남는 문장. 마침표 이후에도 계속 울리는 문장.
그런 문장을 쓰다가, 조용히 펜을 내려놓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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