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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회귀

지구에 가장 깨끗한 작별을 - 에어레이티드 관

“지구에 가장 깨끗한 작별을” 장례 시장 흔드는 프리미엄 ‘에어레이티드(Aerated) 관’이 온다

 


장례(葬禮)가 슬픔을 넘어 고인이 살아온 삶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마지막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웰다잉(Well-dying)’과 탄소 중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환경에 미치는 상처를 최소화하려는 ‘초친환경 장례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유럽과 호주의 장례 시장을 중심으로 기성 오동나무 관이나 MDF(중밀도 섬유판) 관을 빠르게 대체하며 급부상 중인 신소재가 있다. 바로 ‘에어레이티드 화이버보드 관(Aerated Fibreboard Coffin)’이다.

화학 접착제와 플라스틱, 금속을 일절 배제하고 100% 천연 재생 섬유와 공기의 힘으로 완성된 이 ‘2세대 프리미엄 에코 관’의 혁신성을 집중 분석했다.

‘종이 관은 약하다’는 편견을 깨다… 원목 수준의 품격과 240kg 내하중


기존에도 환경을 고려한 골판지(종이) 관이 존재했으나, “성의 없어 보인다”거나 “수분에 취약해 휘어질 것 같다”는 유족들의 심리적 저항감에 부딪혀 대중화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에어레이티드 관은 제조 공법부터 궤를 달리한다. 고압 공기 주입(Aeration) 공법과 정교한 내부 격자(벌집) 구조를 적용해 내부 전체에 미세한 공기층을 형성했다. 이 공기 세포 벽들이 수직 압력을 단단히 지탱해 주어 최대 240kg의 고중량도 흔들림 없이 버텨내는 압도적인 내하중을 자랑한다.

단면을 잘랐을 때 물결무늬 구멍이 노출되던 기존 골판지 관과 달리, 에어레이티드 관은 단면이 묵직하고 매끄러워 시각적으로 일반 원목 관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직각 마감의 완성도가 높다. '에코'라는 가치를 지키면서도 고인을 모시는 존엄함과 품격을 완벽하게 유지한 비결이다.

화장 시간 15분 단축, 더 하얗고 순수한 골분을 남기다


대한민국의 화장률이 95%를 넘어선 현시점에서 에어레이티드 관이 주는 환경적·정서적 이점은 더욱 극명하다.

일반 목재 관이나 화학 레진(포름알데히드) 수지가 다량 함유된 집성목 관은 화장 시 다량의 이산화탄소와 유독가스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연소 속도가 느리다. 반면, 천연 펄프 기반의 에어레이티드 관은 화장로 내부에서 가동 시간을 평균 15분 이상 단축시킨다. 이는 화장장의 주 연료인 가스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탄소 발자국을 저감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정서적인 위안도 크다. 화학 물질이 섞인 관은 화장 후 유골에 어두운 잔여물이나 불순물을 남기기도 하지만, 에어레이티드 관은 찌꺼기 없이 100% 완벽하게 연소된다. 이 덕분에 화장 후 남는 고인의 골분이 오염 없이 훨씬 하얗고 깨끗한 순수 미분말 상태로 보존되어, 산분이나 가정봉안으로 모시는 유족들에게 한층 깊은 위로를 전한다.


관을 채우는 마지막 편지… 슬픔을 치유하는 ‘DIY 추모’의 캔버스


에어레이티드 관의 또 다른 매력은 표면이 친환경 수성 잉크나 페인팅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럽에서는 이를 활용해 장례식 자체를 하나의 따뜻한 ‘추억의 축제’로 이끄는 애도 프로그램(Grief Therapy)이 정착되고 있다.

 


입관 전 유족과 친구들, 어린아이들이 한데 모여 관 표면에 고인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직접 적거나 그림을 그리며 슬픔을 공유한다. 혹은 생전에 고인이 가장 좋아했던 푸른 바다, 꽃밭, 반려견의 모습을 UV 디지털 프린팅으로 정교하게 입힌 ‘픽처 코핀(Picture Coffin)’으로 맞춤 제작하기도 한다. 차갑고 어두운 검은색 장례식 분위기를 고인의 아름다운 삶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마법이다.

완벽한 자연 순환, ‘자연매장’과의 필연적 만남


자연으로 돌아가는 장법을 택할 때도 에어레이티드 관은 필수적이다. 땅속에 매장되었을 때 유해 물질을 남기지 않고 수개월 내에 완벽하게 생분해되어 토양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토양 생태계를 비옥하게 만드는 미생물이나 활성 바이오차(Biochar) 성분을 미량 배합하여, ‘자연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을 넘어, 자연을 더 이롭게 하는 엔딩’을 실현하는 단계까지 진화하고 있다.

무게가 단 6kg 내외로 가벼워 평평하게 접힌 상태(Flat-pack)로 보관 및 운송이 가능해 물류 혁신까지 이뤄낸 에어레이티드 관. “지구에 무해한 마지막 흔적을 남기겠다”는 이 신념 어린 선택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대 장례 산업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