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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뉴스

중국, 병원에서 장례식장을 뜯어내다

1956년, 병원 안에 있던 작은 장례식장


우한대학 중난병원의 태평간(太平間, 영안실)은 1956년에 지어졌다. 당시 우한시 병원 태평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470평방미터였고, 냉동고에 8구를 동시에 안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시설이 갖춘 것은 단순한 냉동 보관고가 아니었다. 시신의 옷을 갈아입히고 화장(化粧)까지 해주는 서비스가 있었고, 별도로 184평방미터 규모의 빈당(灵堂) - 조문객이 찾아와 고인을 참배하는 공간 - 이 마련되어 있었다. 한 문헌은 이 시설을 두고 "작은 장례식장 같았다"고 표현한다.


이것이 특별한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당시 중국 병원 태평간의 표준적 설계 지침에는 "소형 추도식 공간과 주차장을 갖춰야 한다"는 항목이 있었고, 잘 갖춰진 태평간이라면 "시신 냉동고, 냉동기계실, 부검실, 병리의사 준비실, 해부기구·세척실, 화장실, 당직자 휴게실"까지 포함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다시 말해 중국은 오랫동안 병원 안에 사실상의 장례식장을 짓는 것을 표준으로 삼아온 나라였다. 냉동 보관, 시신 처리, 조문 의례가 하나의 건물, 하나의 관리 주체 아래 통합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이는 오늘날 한국이나 케냐에서 볼 수 있는 병원 직영 장례식장 모델의 원형과 정확히 일치한다.

 


상업화 - 태평간을 외주 주고, 그 외주업체가 폭리를 취하다


문제는 이 통합 구조가 시장경제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상업화됐다는 데 있다. 화장장과 종합 장례서비스 시설이 갈수록 완비되면서, 병원 태평간은 낙후되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겨지게 됐다. 그런데 병원들은 이 낡은 시설을 개선하는 대신, 민간업체에 위탁 경영시켜 수익을 뽑아내는 쪽을 선택했다. 심지어 화장장들도 병원과 은밀히 손잡고 시신을 유치하는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한 심층 기사는 이를 "태평간이 상품경제의 법칙 속으로 슬며시 들어왔다"고 표현하며, 화장장들이 병원과 '짬짜미'를 벌이고 나섰다고 지적한다.


이 구조가 낳은 결과가 최근 몇 년간 반복적으로 터진 '천문학적 장례비' 스캔들이다. 2022년 보도된 사례를 보면, 베이징대 제3병원(北医三院) 태평간에서 한 유족이 사흘 안치비로 약 2만 위안을 청구받았다. 청구서에는 '감사효도비(感恩致孝费)' 5,990위안처럼 무엇인지조차 설명되지 않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었다. 더 극단적인 사례는 베이징 유안먼병원(右安門醫院)이었다. 이곳 태평간에서는 사흘간 4만 5천 위안을 청구했는데, 요금표에는 57개 항목이 나열되어 있었고 그중 최고가는 '시신 스파(遗体SPA沐浴)' 1회 7,999위안이었다. 이런 항목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방부처리·화장 같은 5개 법정 서비스는 정부가 가격을 정해두었지만, '스파'나 '감사효도비' 같은 이름을 새로 만들어내는 순간 그 항목은 규제 바깥에 놓이는 사각지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2022년 베이징의 대응 - "태평간에서 영리 장례서비스 금지"


이 스캔들 이후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는 병원 태평간 구역에서 어떤 형태의 영리적 장례서비스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유족이 장례서비스가 필요하면 반드시 정식 장례업체(화장장)을 통해서만 받도록 하고, 병원은 태평간과 협력하는 외주업체가 민정부의 정식 허가(殡儀服務許可證)를 받았는지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는 베이징이라는 한 도시의 개별 대응이었을 뿐, 전국적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2024년 - 전국 반부패 캠페인으로 확대


2024년 10월, 중국은 이 문제를 전국 단위 반부패 캠페인으로 끌어올렸다. "장례업 영역 부패·난맥상 정비 전문행동(整治殡葬领域腐败乱象专项行动)"이 시작됐고,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국가중의약국·국가질병통제국과 함께 위생건강 계통 내에서 이 문제를 별도로 다루는 전문행동을 조직했다. 이 캠페인은 개별 병원의 스캔들 대응이 아니라, 병원-태평간-장례업계 사이에 구조적으로 자리 잡은 유착 관행 자체를 겨냥한 것이었다.


2026년 1월 - 6개 부처 합동 전국 규정, 상시 제도화


2026년 1월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의료위생기관 사망환자 전체 과정 서비스 관리규정(医疗卫生机构亡故患者全流程服务管理规定)」(문서번호 国卫办医政发〔2025〕31号)이 이 흐름의 종착점이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공안부·민정부·시장감독총국·국가중의약국·국가질병통제국과 공동으로 제정한 이 규정은, 2년 넘게 이어진 개별 대응 → 전국 캠페인 → 상시 법제화라는 3단계 과정의 마지막 단계다. 국가위생건강위는 이 규정을 만든 이유를 "전문행동의 성과를 공고히 하고, 제도화·장기화된 정책조치로 만들기 위해"라고 설명하며, 의료기관과 시민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했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총 12개 조항, 4대 영역으로 구성된다: ① 사망확인서 발급 관리, ② 시신 임시보관 및 이송, ③ 의료기관 서비스 범위 규범화, ④ 부처별 책임 이행. 그 안에 담긴 세부 장치들은 상당히 정교하다.


사망확인서 발급권의 분산. 병원 내 사망이나 이송 중 사망(왕진 도중 사망 포함)은 치료를 담당한 의료기관이 발급하지만, 자택이나 다른 장소에서 사망한 경우는 해당 지역 향진위생원이나 지역사회 위생서비스센터가 발급한다. 사인이 명확한 정상 사망이라면 사망 발생 또는 근친 신고 후 1일 이내 발급해야 한다.발급 권한을 병원 한 곳에 몰아주지 않음으로써, 특정 병원이 사망확인서를 지렛대로 삼는 구조 자체를 차단한 것이다.


태평간의 법적 지위 강등. 기존에 태평간이 있던 의료기관은 이제 원칙적으로 시신 임시보관 서비스만 제공하도록 규정되고, "시신 임시보관구역"에 준하는 관리 대상으로 재분류된다. 이름과 공간은 남아 있어도, 법적 성격은 '작은 장례식장'에서 '경유 시설'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보관 기한은 원칙적으로 24시간을 넘을 수 없다.


3자 정보 대사 시스템. 사망환자 정보, 가족 정보와 연락처, 이송 전 소속 진료과, 이송 시각, 시신 운송차량 정보, 시신 행방까지 완전하고 정확하게 기록하는 대장을 만들고, 의료기관 내부는 물론 의료기관-가족-화장장 3자 사이의 정보 대사·등록·인계 제도를 갖추도록 요구한다. 시신이 부당하게 특정 업체로 흘러가는 경로를 추적 가능하게 만드는 장치다.


직원 개입 금지 조항. 의료기관 직원은 상주를 대신해 화장장이나 다른 조직·개인과 장례서비스를 연결해서는 안 되고, 규정을 위반해 상주 정보를 제공해서도 안 되며, 상주에게 특정 장례서비스기관을 추천·유도·강제해서도 안 되고, 다른 조직·개인과 결탁해 상주의 고액 소비를 유도해서도 안 된다고 명시한다.


"잠복 영업" "층별 훑기 영업" 명시적 금지. 응급실·중환자실·시신임시보관구역 같은 핵심 구역에 대한 순찰·검사를 강화해, 외부인이 병원에 잠복하며 영업하거나 병동을 층별로 훑고 다니며 영업하는 행위를 방지하고 즉시 제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부처별 역할의 명확한 분담. 위생건강행정부문은 사망확인서 발급과 병원 내 시신 임시보관장소를 관리 감독하고, 직원의 정보 매매·유출 행위를 엄중 처벌한다. 민정부문은 화장장이 규정대로 신속히 시신을 인수하도록 지도하고, 화장장 서비스 전용전화와 인수차량 정보를 의료기관에 상시 통보하며, 병원 내에서 무단으로 시신 운송·보관·방부처리·화장을 하는 조직·개인을 처벌한다. 공안기관은 비정상 사망 확인서 발급을 책임지고 병원 내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단속한다. 시장감독부문은 병원 주변 장례업체의 가격 위법과 부당요금, 독점·불공정경쟁 행위를 단속한다.


왜 이 사례가 중요한가


중국의 궤적을 정리하면 이렇다. 병원과 장례식장이 완전히 통합된 원형 → 시장경제 이후의 상업화와 외주화 → 개별 도시의 임시 대응(2022 베이징) → 전국 반부패 캠페인(2024) → 상시 법제화(2026). 이는 병원-장례업 유착이라는 문제가 한 번의 선언적 금지로는 해결되지 않고, 얼마나 여러 겹의 제도적 장치(발급권 분산, 시설의 법적 지위 재정의, 정보 추적 시스템, 부처 간 역할 분담)를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이 규정이 병원의 장례업 직접 운영뿐 아니라, "병원 내부에 상주하는 영업사원(대리점)" 모델, 그리고 "직원 뇌물" 모델까지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이 사망이라는 사건에 대한 정보와 접근권을 독점한다는 것에서 파생되는 문제점을, 중국의 이 규정이 역설적으로 증명해주는 셈이다.


병원은 시신의 임시 보관까지만 책임지고, 그 이후의 장례 의례와 서비스 전체는 반드시 별도의 공인된 화장장·장례기관으로 넘겨야 한다는 원칙. 이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중국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국가 차원에서 6개 부처를 동원해 법제화하고 있는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