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식(臺車式) 화장로, 실내 오염의 진짜 경로 - 그리고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굴뚝 앞 전광판이 오늘도 초록불이다. 먼지,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수치가 기준 이하다. 그 숫자를 보며 인근 주민은 안심한다. 그러나 같은 시각, 화장로 문을 여닫는 장례지도사의 숨 속으로 무엇이 들어가는지는 어떤 전광판에도 표시되지 않는다.
화장장 수은 문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주로 굴뚝을 본다. 굴뚝자동측정기기(TMS)가 수은을 측정하지 않는다는 것, 분기에 한 번 수동 채취 방식으로만 확인된다는 것. 이 문제는 이미 지적됐다. 그런데 굴뚝 이전에 일어나는 일, 즉 화장로 내부에서 발생한 수은 증기가 작업장 실내로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아직 제대로 묻지 않았다.
대차식이라는 구조의 문제
한국의 화장로 대부분은 대차식(臺車式)이다. 관을 올린 이동식 대차를 레일 위에서 화장로 내부로 밀어 넣는 방식이다. 1910년대 일본에서 개발돼 한국에 그대로 이식된 설계다.
이 구조에는 고유한 특성이 있다. 대차와 고정된 화장로 몸체 사이에 필연적으로 틈이 생긴다. 이 틈은 대차가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완전히 밀폐될 수 없다. 연소공기가 이 틈을 통해 유입되기도 하고 방출되기도 한다. 이 간격의 존재는 화장로 연소 제어를 까다롭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수은 증기는 기체다. 틈이 있으면 이동한다. 활성탄 흡착탑과 백필터가 설치된 후단 배기계통으로 가기 전에 일부가 작업장 실내 방향으로 새어 나올 가능성은 이 구조에서 원천적으로 차단되지 않는다.
2017년 일본 산업보건 학술지(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에 발표된 화장장 작업자 나노입자 노출 연구는 이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이 연구는 화장로 문이 열리는 순간 실내 나노입자 농도가 순간적으로 50만 입자/㎤ 수준으로 치솟는다는 것을 측정했다. 그리고 가장 오염 농도가 높은 순간은 화장이 끝난 후 유골을 수습하는 과정이었다.
대차식의 특성이 여기서 다시 등장한다. 일본 장례 문화에서 화장 후 유족이 직접 젓가락으로 뼈를 추리는 '고쓰아게(骨揚げ)'는 핵심 의례다. 대차식은 유골이 흩어지지 않고 대차 위에 원형으로 보존되기 때문에 이 의례에 최적화돼 있다. 화장로 문을 열어 유골을 수습하는 순간, 측정값이 피크에 달한다. 측정값이 가장 높은 바로 그 시점이 사람이 가장 가까이 있는 시점이다.
한국에서 수골(收骨)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은 유족이 아니라 장례지도사다. 그 순간을 직업으로 반복하는 사람들이다.
장례지도사는 산업보건의 대상이 아닌가
산업안전보건법은 유해·위험 업무 종사자를 특수건강진단 대상으로 규정한다. 수은 노출 업종도 포함된다. 그런데 화장 작업은 이 명단에 없다.
법정 특수건강진단 대상은 업무의 성격과 노출 물질에 따라 지정된다. 화장 작업에서 수은 노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직업환경의학적으로 검토된 적이 있는가. 국내에서 화장장 종사자의 혈중 또는 요중 수은 농도를 조사한 공개 연구는 아직 없다.
영국에서는 화장장 종사자가 대조군보다 높은 수은 노출 수준을 보인다는 것이 두피 모발 수은 측정으로 확인됐다
(Maloney et al., 1998). 이것이 지금까지 이 주제에 관한 가장 직접적인 직업 노출 연구다. 30년 가까이 된 영국 연구 하나가 전부인 상황에서 한국은 측정 자체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2026년 1월 기준 화장률 95.1%. 연간 33만여 건의 화장이 이루어진다. 이 건수를 처리하는 화장장에 매일 출근하는 장례지도사들이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30대다. 수은 노출에 대해 고지받았는가. 정기 건강검진에서 혈중 수은 항목을 검사받는가. 방호 장비를 지급받는가. 이 질문들에 대해 고용노동부도, 보건복지부도, 환경부도 공식적으로 답한 적이 없다.

노후 대차식을 다시 대차식으로
이쯤에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노후화된 대차식 화장로를 교체할 때 무엇으로 교체하는가.
대부분 또 대차식이다.
수은 저감 효율이 더 높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유럽형 캐비닛식 화장로는 연소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구조여서 활성탄 흡착 설비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수은 저감 측면에서 대차식보다 유리하다. 그런데 한국은 이 전환을 검토하지 않는다.
이유를 따져보면 일본과 상황이 다르다. 일본이 대차식을 포기하지 못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고쓰아게 의례다. 유족이 직접 유골을 수습해야 하기 때문에 유골이 원형으로 보존되는 대차식이 필수다. 문화적 제약이 설비 선택을 지배하는 것이다.
한국의 수골은 장례지도사가 수행한다. 유족이 직접 유골을 수습하는 의례 절차가 없다. 일본이 대차식을 유지해야 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한국은 노후 화장로를 계속 대차식으로 교체하고 있다.
왜인가. 기존 인프라와의 호환성, 조달 비용, 화장로 제조업계의 구조. 관성이 기술 선택을 결정하고 있다. 설비 전환을 검토하거나 의무화할 권한을 가진 부처가 이 문제를 정책 의제로 삼은 적이 없다.
측정하지 않으면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굴뚝 배출 기준은 있다. 환경부가 2019년 수은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해 0.05mg/Sm³ 이하로 설정했다. 공설 화장장 대부분에 저감 설비도 설치됐다. 이 기준이 작업장 실내 공기 질 기준인가. 아니다. 굴뚝 배출 기준이다.
화장장 작업자의 노출 기준은 별도다. 작업장 실내 수은 증기 농도에 대한 직업환경 기준은 있다. 그런데 화장장 실내에서 이 기준을 정기적으로 측정·기록·공시하는 의무가 있는가. 없다.
중국 창사(長沙)의 화장장 실내 오염을 조사한 2025년 연구(ScienceDirect)는 화장 작업자의 호흡 구역에서 발암성 물질 복수가 안전 기준치를 초과했음을 확인하고 "화장 종사자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결론 냈다. 한국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실측 연구가 없다.
측정하지 않으면 초과 여부를 알 수 없다. 모르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처리된다. 이 논리가 화장장 종사자를 지금껏 보호하지 않은 구조의 핵심이다.
세 가지 공백을 동시에 닫아야 한다
이 문제는 굴뚝 기준 강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작업장 실내 기준, 설비 구조, 종사자 보건이라는 세 개의 공백이 동시에 존재한다.
첫째, 화장장 작업장 실내 수은 농도 정기 측정과 기록을 의무화해야 한다. 굴뚝 기준과 별개로, 작업자가 실제로 호흡하는 공간의 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화장 작업자를 산업안전보건법상 수은 노출 특수건강진단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혈중·요중 수은 농도 정기 검사를 시작해야 데이터가 축적되고 직업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셋째, 노후 화장로 교체 시 화장로 유형에 대한 환경 영향 검토를 의무화해야 한다. 대차식을 대차식으로 반복 교체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화장장 수은 문제는 굴뚝 밖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각에도 화장로 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마시는 공기가 어떤 공기인지, 이 나라는 아직 한 번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정식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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