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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엔딩

시신을 씻기는 마음, 중국의 매수와 대만의 엔젤케어

 
물을 사서 이승을 씻어내다

중국 한족의 전통 상장례에서 사람이 숨을 거두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목욕이다. 목욕을 마치고 나서야 입관 절차인 소렴과 대렴으로 넘어간다. 임종이후 가족이 직접 몸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는데, 이는 고인에게 해주는 마지막 몸단장이자 첫 번째 화장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옷차림에 담긴 상징이다. 수의를 앞뒤로 뒤집어 입히거나 겹수를 홀수와 짝수로 달리하는 것을 '반식'이라 부르는데, 이는 혼이 이승에 미련을 두고 머물지 못하게 하려는 장치이자 삶과 죽음, 음과 양이 뒤바뀌는 인생의 마지막 환복 의식이다.

그리고 이 목욕 의식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은 물 자체를 다루는 방식이다. 시신을 씻기는 물은 대개 사서 쓰는 것이 관례였고, 이를 매수라 불렀다. 매수는 단순히 물을 구입하는 행위가 아니라 이승의 물을 저승의 물로 바꾸는 독립된 의식이었다. 물을 사는 데 쓰는 돈은 향과 종이돈 같은 저승에서만 통용되는 돈이었다. 이 의식의 목적은 물로 고인이 생전에 지은 죄를 씻어내는 데 있었지만, 더 근본적인 목적은 고인의 혼에게 이것이 산 사람을 위한 목욕이 아니라 그가 깨끗한 몸으로 저승에 도착해 조상들에게 받아들여지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리는 데 있었다.

이러한 정성은 소수민족의 관습에서 더 정교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와족은 고인에게 수의를 입힐 때 생전에 입던 옷을 벗기지 않고 그 위에 새 옷을 뒤집어 입혔다. 혼이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몸을 알아볼 수 있게 하면서도, 뒤집힌 옷을 통해 자신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하려는 이중의 배려였다. 화북 지역에서는 임종 직후 머리를 깎고 발을 씻긴 뒤 옷을 갈아입히는 절차를 장과라 불렀고, 검은색 옷이나 모직물은 금기로 여겨졌다.

시간이 흐르며 이 정성스러운 절차는 실무적으로 크게 간소화되었다. 오늘날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는 자녀나 친족만이 고인을 씻길 수 있다는 원칙이 남아 있는 곳도 있지만, 실제로는 깨끗한 천에 백주를 묻혀 몸을 닦아내는 방식이 향물이나 매수 의식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장례식장에 세척 서비스가 갖춰진 곳에서는 물침대에 시신을 눕히고 사적인 부위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면서 전신을 세정하며, 전문 입관사가 유해 인수, 확인, 세정과 소독, 필요시 방부 처리, 얼굴 복원, 메이크업과 수의 착용까지 표준화된 절차로 처리한다. 결국 중국의 사례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물을 사서 존재론적으로 바꾸어버리는 독특한 상상력이 근대화 과정에서 점차 실용적인 소독 절차로 대체되어 온 흐름이다.

그런데 이와는 결이 다른 흐름이 바다 건너 대만에서 나타났다. 중국 본토가 전통 의식을 간소화하는 쪽으로 흘러갔다면, 대만은 오히려 이웃 나라 일본의 의식을 적극적으로 수입해 이를 고급화된 상업 서비스로 재구성했다. 그 중심에 선 기업이 룽옌이다.

룽옌은 1992년 이스충이 설립한 대만의 생명예의 전문기업이다. 창업 이래 대만 최초로 장례 전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선보였고, 생전계약이라는 상품, 즉 살아있을 때 미리 자신의 장례를 계약해두는 금융 상품을 국내 최초로 시장에 내놓았다. 최고 규격의 철골 구조로 지은 장엄한 기념관을 10년에 걸쳐 완성하는 등, 장례를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적이고 상업적인 공간으로 재정의해온 회사다.

이 회사가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일본의 유칸 기술을 명시적으로 도입해 독자 브랜드 서비스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룽옌은 일본의 전문적인 시신 세척 기술과 조형 기술을 들여와 대만 사후 시장의 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고, 그 결과 2000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국제품질보증 인증을 받은 장례기업이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서비스가 바로 예체정신SPA다.

예체정신SPA는 이름 그대로 고인의 몸을 정화하는 것을 스파라는 개념으로 재해석한 서비스다. 전통적인 정신, 즉 시신을 씻기는 절차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익숙한 장례 단계였지만, 시대와 인식이 변화하면서 장례 서비스도 점점 인문적 배려와 마음의 위로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룽옌은 일본의 유칸 문화를 도입하면서 대만 현지의 관습과 전문 기술을 결합해, 단순한 세척을 넘어 의례적 감각이 충만한 작별의 방식으로 이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회사의 표현을 빌리면 이는 망자에게는 장엄한 수호이며 유족에게는 마음의 위안과 원만함을 주는 절차다.

사업적으로 보면 예체정신SPA는 룽옌이 운영하는 전체 사업 구조 안에서 예의 서비스의 한 축을 담당한다. 회사의 주력 사업은 납골당과 묘지의 건설 및 판매, 생전계약과 예의 서비스 판매, 그리고 묘원 운영에 따른 수입이다. 흥미로운 점은 가격 전략인데, 예의 서비스 자체의 요금은 비교적 대중적인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는 반면, 묘지와 납골당은 부유층을 겨냥한 고가 상품으로 설계되어 있다. 즉 예체정신SPA와 같은 세심한 의례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문턱을 낮춰 폭넓은 고객층에게 신뢰와 만족을 심어주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고가의 부동산성 상품인 묘지와 납골당을 판매하는 구조로 읽힌다.

룽옌은 이 모델을 대만에만 가두지 않고 있다. 중국 원저우시 정부로부터 대규모 개발 부지를 배정받아 지방정부가 매년 방출하는 묘지 부지를 순차적으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고, 홍콩과 싱가포르로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대만에서 검증한 일본식 세척 서비스의 고급화 모델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중화권 전역으로 이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결국 같은 중화 문화권 안에서도 본토와 대만은 시신을 씻는 문제에 전혀 다른 답을 내놓은 셈이다. 중국 본토는 매수라는 독자적인 상징 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그 의식이 점차 실용적인 소독 절차로 대체되어 왔다. 반면 대만은 자신의 전통 대신 이웃 나라 일본의 유칸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입해, 이를 스파라는 현대적인 언어로 재포장한 상업 서비스로 완성시켰다. 물을 사서 이승과 저승을 가르던 오래된 상상력과, 이웃의 의식을 빌려와 새로운 산업으로 빚어낸 대만의 실용주의. 그 사이에서 시신을 씻는다는 하나의 행위가 얼마나 다른 얼굴을 할 수 있는지가 뚜렷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