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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엔딩

시신을 씻기는 마음, 일본의 엔젤케어



일본에는 유칸(湯灌)이라는 오래된 장례 의식이 있다. 나라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관습은 물로 몸을 씻으면 부정이 씻겨 나간다는 믿음에서 출발해, 불교가 전래되며 고인의 몸을 정성껏 씻어 현세의 더러움과 고통을 흘려보내고 청정한 상태로 내세를 맞이하게 한다는 종교적 의미로 자리잡았다. 임종 직후 가족이 붓 끝에 물을 적셔 고인의 입술을 축이는 말기의 물에서 시작해, 보통과는 반대 순서로 물을 준비하는 사카사미즈로 몸을 씻기고, 세발과 세안, 면도를 거쳐 전신을 씻어낸 뒤 수의를 입혀 입관하는 것이 대략의 흐름이다. 반대 순서로 물을 만들고 수의를 좌임으로 여미는 등, 곳곳에 평상시와 거꾸로 행동함으로써 죽음이라는 비일상을 드러내는 장치가 스며 있다.

다만 이 유칸은 시간이 흐르며 두 갈래로 갈라졌다. 하나는 병원에서 간호사가 알코올 솜으로 몸을 닦아내는 청식이고, 다른 하나는 욕조와 샤워를 갖추고 실제로 물로 씻기는 본래의 유칸이다. 과거엔 가족과 이웃이 직접 담당했지만 정신적 부담이 커서 점점 간소화되었고, 최근에는 전문 업체가 욕조와 샤워 장비를 안치 장소로 가져와 대행하는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2008년 영화 오쿠리비토가 크게 흥행하면서 이 일을 하는 납관사, 유칸사라는 직업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유칸이 가정의 의식에서 전문 서비스로 넘어가는 흐름 속에서, 이를 독자적인 사업 모델로 발전시킨 회사가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스탠더드 시장에 상장된 종목코드 2425, 주식회사 케어서비스다.

케어서비스는 1970년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위해 이불을 소독하고 건조해주는 사업으로 출발한 회사다. 이후 방문입욕, 데이서비스, 방문간병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며 도쿄 23구를 중심으로 재택간병 서비스를 밀집 전개해 왔다. 이 회사가 특별한 것은, 살아있는 사람을 돌보는 간병업에서 출발해 그 연장선 위에 죽은 사람을 돌보는 서비스를 쌓아 올렸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엔젤케어 서비스다.

케어서비스는 엔젤케어를 단순한 장례 절차의 하나로 취급하지 않는다. 회사는 이를 간병의 도달점이라 명명한다. 오랫동안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씻기고 돌보던 손길이,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는 발상이다. 유족이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고인의 몸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화장을 해드리는 이 모든 과정이 고인의 인생에 다가가 존엄을 지키며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는 하나의 의식으로 재정의된다.

엔젤케어 서비스의 구체적인 내용은 크게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유칸, 즉 물로 몸을 씻기는 과정이다. 그다음은 신체를 정돈하는 처치로, 시간이 지나며 나타나는 신체 변화에 대응하는 전문적인 케어가 포함된다. 이어서 고인이 생전에 즐겨 입던 옷이나 정해진 수의로 갈아입히는 착의 과정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죽음 화장을 통해 얼굴빛과 표정을 평온하게 정돈한다. 회사는 이 네 과정을 거치며 유족과 고인 사이에 깊은 마음의 대화가 오간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몸을 깨끗이 하는 작업이 아니라, 유족이 슬픔을 정리하고 고인과 작별할 시간을 마련해주는 그리프 케어의 한 형태로 이 서비스를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특수 메이크업 기술이다. 사고나 질병으로 얼굴에 손상을 입은 고인이라 해도, 전문 기술로 생전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해드릴 수 있다고 회사는 밝힌다. 이는 일반적인 장례식장의 사후 처치나 병원의 알코올 소독 위주 청식과는 분명히 결이 다른 서비스다. 씻기고 옷을 입히는 기능적 처치를 넘어, 고인과 유족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것을 서비스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사업의 지리적 전개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재택간병 서비스는 도쿄 23구라는 한정된 지역에 밀도 있게 전개하는 전략을 취하는 반면, 엔젤케어 서비스는 일본 전국을 대상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는 간병 서비스가 지역 밀착형 사업인 것과 달리, 장례 관련 서비스는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와 제휴를 통해 확장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케어서비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의 장의사들을 대상으로 제휴를 제안하며, 엔젤케어를 장의사의 서비스 메뉴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재무적으로 보면 이 사업은 아직 성장통을 겪는 단계로 보인다. 회사 전체로는 통원간병시설이 핵심 매출원이고 엔젤케어를 포함한 장례용 유칸 서비스가 두 번째 기둥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최근 분기 실적에서는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드는 등 부진한 모습도 나타났다. 시가총액 30억 엔대의 중소형주로, 아직 이 사업이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할 만큼 무르익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고령화가 가속되는 일본 사회에서 간병과 장례를 잇는 이 발상 자체는, 요양에서 임종까지를 하나의 연속된 돌봄으로 보는 시선을 산업의 언어로 옮겨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국 케어서비스의 엔젤케어는 유칸이라는 오래된 의식이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나온 하나의 답이라 할 수 있다. 물로 몸을 씻어 부정을 씻어낸다는 전통적 믿음은 그 형태를 바꾸었지만, 씻기는 사람의 손길이 고인의 존엄을 지키고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는 본질만큼은 이 회사의 사업 철학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