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A - "이번엔 진짜 마지막입니다" 시즌 3

만화 B - "진짜로 팝니다" 대작전

이 두 장면이 우스꽝스러운 건 사건 자체가 터무니없어서가 아니라, 지난 25년간 정부가 실제로 해온 행동을 그대로 연장선에 놓았을 뿐이기 때문이다. 코미디의 재료는 과장이 아니라 반복이다.
그렇다면 예상되는 반복 자체를 끊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이미 여러 나라가 쓰고 있는 방법이다.
진짜 해법! 적층식 사용(리프트 앤 딥)을 한국에 이식한다면
리프트 앤 딥은 묘지를 '한 사람이 영원히 점유하는 땅'이 아니라 '여러 세대가 순서대로 쓰는 층'으로 본다. 기존 유해를 더 깊은 곳으로 옮겨 재안치하고, 비워진 위쪽 공간에 새로운 매장을 들인다. 영국 런던지방자치법(2007)에 따라 75년 이상 지난 무덤에 적용되고, 호주(남호주·서호주 방식이 조금씩 다름), 포르투갈, 미국 일부 주, 뉴올리언스 가족묘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원리를 써왔다. 핵심은 하나다. 같은 땅에, 시간을 층으로 쌓아 여러 사람을 모신다.
지금 한국 법이 요구하는 방식(개장, 화장, 봉안)은 이 원리와 정반대다. 기존 묘를 완전히 비우고, 화장이라는 단 하나의 경로로 몰아넣고, 그 결과물을 다시 새로운 시설(봉안당)에 밀어 넣는다. 문제 하나(묘지)를 없애는 대신 문제 하나(봉안시설 포화)를 새로 만드는 구조다. 리프트 앤 딥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아예 끊는다.

한국형 설계, 구체적으로
① 법적 근거: 장사법 제19조에 '적층식 재사용' 관련 조항을 신설한다. "사용기한이 만료되고 연고자가 확인되지 않거나, 연고자가 재배치에 동의한 분묘는, 기존 유해를 지하 심층부로 이장한 뒤 상부 공간을 새로운 매장 또는 자연장에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이면 충분하다. 새 제도를 발명하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한시적 매장제도에 '그다음 단계'를 붙이는 일이다.
② 절차: 연고자가 있는 경우, 재배치 여부를 먼저 묻는다. 화장·봉안 대신 '더 깊이, 같은 자리에'를 선택할 수 있게 하면, 조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유족의 심리적 저항이 적을 수 있다. 연고자가 없는 무연분묘는 일정 기간 공고 후 지자체가 주관하는 재배치 의식을 거쳐 처리한다. 상하이의 심매 사례처럼, 의례를 간소하게라도 갖추고 진행하면 정서적 반발을 줄일 수 있다.
③ 기술 기준: 재이장 깊이, 생분해성 관·유골함 규격, 상부 매장까지의 최소 이격 거리, 토양·수질 관리 기준을 새로 정해야 한다. 이건 전례 없는 일이 아니다. 영국과 포르투갈의 기존 규정을 참고해 한국 토양 조건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
④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 방식은 조사(2,221억 원)+개장+화장+봉안시설 확충까지 전부 새로 돈이 든다. 적층식 사용은 화장시설 추가 확충이 필요 없고, 새 부지 매입도 필요 없다. 이미 있는 땅을 다시 쓰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가볍다. 정부가 60년째 "예산이 없어서 못 한다"고 말해온 바로 그 이유가, 이 방식에서는 상당 부분 해소된다.
⑤ 인구감소 시대와의 궁합: 2061년의 인구구조(줄어든 생산연령인구, 늘어난 고령인구, 비어가는 농촌)는 강제 개장·화장 방식에는 최악의 조건이다. 일손도, 예산도, 화장시설 여력도 없는 시점에 수십만 기를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적층식 사용은 노동력과 시설 투입이 훨씬 적게 든다.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일수록 오히려 이 방식이 유리해지는 역설이 성립한다.
예상되는 반박, 그리고 답
"조상 묘를 함부로 파헤친다는 정서적 반발은 어떻게 하나" ☞ 이 방식은 유해를 없애는 게 아니라 더 깊이, 같은 자리에 모시는 것이다. 오히려 개장 후 다른 장소(화장·봉안)로 옮기는 지금 방식보다 '자리를 지킨다'는 점에서 정서적으로 더 받아들이기 쉬울 수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도 이 방식이 큰 사회적 저항 없이 수십 년간 정착해온 배경이 여기에 있다.
"기술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식 아닌가" ☞ 아니다. 영국, 호주, 포르투갈, 미국 일부 주에서 이미 수십~수백 년 실적이 있는 방식이다. 새로 발명할 필요 없이 검증된 사례를 참고하면 된다.
그래서, 2061년의 세 번째 아침
앞서 그린 만화 A(또 연장)와 만화 B(강제 집행)는 둘 다 지금 방식(개장, 화장, 봉안)을 전제로 한 그림이었다. 적층식 사용을 지금부터, 늦어도 2031년 시행 전까지 법제화한다면, 2061년의 아침은 전혀 다른 모습일 수 있다. 국회는 시한 2주 전에 부랴부랴 조문을 고치는 대신, 이미 30년째 조용히 작동하고 있는 순환 시스템을 그저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코미디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하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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