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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노트

내 삶의 인수인계, '엔딩노트'로 원활하게


요즘 일본사회에서는 '엔딩노트'가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엔딩노트는 지난 2008년에 이르러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판매량도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문구회사 코쿠요에서 출시한 엔딩노트는 불과 몇개월사이에 무려 5만부 이상이 팔릴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엔딩노트는 다양한 종류가 나와 있습니다. 노트 이름 및 설명하는 내용은 각각 다르지만 공통되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재산이나 인간관계 등 삶의 자산목록을 작성하여 다음세대로 원활하게 인수인계하기 위한 도구'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장례와 묘지문제뿐 아니라 연금이나 건강보험, 금융기관, 세금, 상속절차 및 재산처분 등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이러한 절차를 자신이 직접 해낼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누군가의 손을 거쳐야만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장례는 어떠한 방식으로 하면 좋은지, 가족묘나 선산이 있는지, 돌아가신 것을 누군가에게 알려야 하는지, 어떤 은행에 예금이 있는지, 보험은 가입되어 있는지 여부, 권리문서 등은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배우자와 자식들 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를 알아내려는 절차의 복잡함에 지쳐 버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최소한의 도움되는 정보조차도 알 수가 없다면 남아있는 유가족에겐 큰 고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이로인한 상속문제가 증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죽음을 의식한 채 글을 써서 남겨놓는다는게 왠지 꺼려진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실제로 작성해 본 후에는 '살아온 인생을 정리해 봄으로써 남아있는 삶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엔딩노트는 '당신의 삶이 무엇에 중점을 두고있는가?' 에 따라 크게 3가지 내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자신의 역사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걸어 왔는지 간단한 자신의 역사를 쓰고 현재의 인간 관계 등 그 사람의 삶을 기록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합니다. 만약 치매가 왔서 타인이 간호하는 경우에 노트에 기록된 치매환자의 인생사를 알 수 있다면 환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매우 적절한 맞춤식 간호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례식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과정이나 영결식 때 고인을 소개하는 경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2) 재산 관리
그 사람이 가진 재산상황을 상세히 기술, 상속 대책이 필요하거나 유언장을 쓸 때 도움이 됩니다.

(3) 인생 말기에 사용하는 정보 관리
연명치료에 관한 사항, 불치병에 걸렸을 경우의 인지여부, 묘지에 관한 사항, 장례의 형태 등 사후에 선택해야 할 사항에 중점을 두고있습니다.

엔딩노트의 종류에는 (1) ~ (3) 내용중에서 한 부분을 특화시켜 자세한 설명을 추가한 것도 있고, 각 항목을 조금씩 균형있게 배치해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는 것에 중점을 둔 타입도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중요시하고 의미를 두는지에 따라 적당한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리고 엔딩노트에 있는 모든내용들을 전부 다 작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부사항만 입력 해 놓아도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엔딩노트 내용 예시

(1) 현재의 내 자신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알리는 공간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현재까지 자신이 살아온 발자취와 자신과 관계했던 소중한 사람들을 기록하고 현재의 자신에 대한 정보를 기록합니다.

<내용 예시>
자신의 역사
취미 자원봉사활동 내용 등
인간관계
질병기록
자신과 관계된 사람들과 연락처

(2) 재산 상태
자신이 어떤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지(부동산, 금융자산 등), 연금 및 수급상황, 대출상황, 기타자산 등을 정리해 둡니다. 타인이 볼 수 있으므로 잔액 등을 세세하게 쓰지 않아도 되지만, 어느 금융기관과 거래를 했는지와 어디에 재산이 있는지를 기록합니다.

재산뿐만 아니라 빚과 보증도 유산이 되어 기족에게 상속될 수 있습니다. 특히 보증문제는 쉽게 알아낼 수 없으므로 상세히 기록해 상속인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속의 대상이 없는 분이라도 누군가에게 남기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적어두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내용 예시>
금융 기관
생명보험, 손해보험
부동산
차입
기타 자산

(3) 사후정리와 장례, 묘 형태
핵가족화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기존과는 다른 장례형식과 묘지형태를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상의 선영을 지키고 유지시켜가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가족이 함께 살며 활발히 교류했던 시대에는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지켜졌던 것들이 현재에는 부모로부터 자식, 손자에게 직접 말이나 글로 전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내용 예시>
원하는 장례형식과 묘의 형태
가계도
경조사 기록 등

위 내용 뿐 아니라 자신이 살면서 경험했던 가치있는 깨달음을 다음세대로 인수인계하기 위해 엔딩노트를 적극 활용하면 좋을것이라 생각됩니다.


* 이 글은 2월 18일자 일본 요미우리신문 내용을 참고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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