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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뉴스

관 속에 무엇을 넣는가

관 속에 무엇을 넣는가... 부장품이 고인의 마지막을 오염시킨다

 


"하얗고 깨끗한 골분"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요즘 장례를 마친 유족들 사이에서 골분의 색과 상태에 대한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오가기 시작했다. 산분(散粉)이나 가정봉안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면서 화장 후 돌려받는 골분이 유족에게 오래 곁에 두는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집은 보드랍고 새하얀 분말을 받고, 어떤 집은 검은 반점이나 거친 덩어리가 섞인 골분을 받는다. 그 차이는 화장로의 성능이나 화장 시간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입관할 때 관 안에 무엇을 넣었느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생긴다.


부장품이란 무엇인가... '보공'에서 '유품'까지


전통 장례 절차에서 입관은 단순히 시신을 관에 모시는 것이 아니었다. 입관 후 빈 곳이 있으면 시신이 흔들릴 염려가 있어 고인이 입던 옷 중에서 천연섬유로 된 옷들이나 기성품으로 된 보공을 빈 곳에 채우는 것이 관례였다. '보공(補空)'은 말 그대로 관 내부의 빈 공간을 채운다는 뜻이다. 관이 운구되는 동안 시신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목적과 함께, 고인이 평소 아끼던 물건을 함께 보내는 의례적 의미도 담겨 있었다.


문제는 그 내용물이다. 고인의 평소 유품 중에서 염주나 십자가, 성경 등을 넣기도 하나, 화장을 할 경우에는 환경오염과 화장장의 규제로 인해 관 안에 그러한 부장품을 넣을 수 없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족의 요청, 장례지도사의 묵인, 관행적 습속이 뒤섞여 화장에 부적합한 물품들이 관 속으로 들어간다.

 

문제 1. 화학섬유 수의... 골분에 흔적을 남긴다

 

수의는 고인에게 마지막으로 입히는 옷이다. 그런데 시중에 유통되는 수의 상당수는 폴리에스터·나일론 등 석유계 화학섬유로 만들어진다. '화장 전용'이라는 표기가 붙어 있지만 이는 화장에 최적화된 소재라는 의미가 아니다. 삼베·면 등 천연섬유와 달리 화학섬유는 고온에서 완전히 연소되지 않아 탄소 잔류물을 남기고, 불완전 연소 시 검은 그을음 형태로 골분과 섞일 수 있다. 관 내장재나 도료에 포함된 화학물질 역시 연소 과정에서 유해 부산물로 전환되어 골분을 오염시키는 요인이 된다.

 

반드시 판매용 수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고인이 평소 즐겨 입던 옷 중에서 면·린넨·모시 등 천연섬유 소재를 골라 입혀드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익숙하고 편안했던 옷을 입혀드리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배려가 될 수 있다.


문제 2. 가죽 장정 성경... 신앙의 표시가 골분을 오염시킨다


기독교 신자 가정에서는 고인이 평생 간직하던 성경책을 함께 넣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 신앙으로 살다 신앙으로 떠나는 마음의 표현이다. 그러나 성경책이 가죽 표지로 제본되었다면, 그 순간 관 안으로 연소에 부적합한 복합 화학물질 덩어리가 들어가는 것이다.


현대의 가죽 장정 성경은 동물 가죽이나 PU(폴리우레탄) 합성피혁으로 제본되고, 내지는 얇은 인도지(박엽지)에 인쇄 잉크가 다층으로 입혀져 있다. 이것들이 화장로 안에서 타면 황화합물·크롬 화합물 등 유해 물질이 방출되고, 그 잔류물이 골분에 섞인다. 성경책을 함께 보내고 싶다면, 가죽 장정 대신 한지 인쇄본이나 표지 없는 종이 성경으로 충분하다.

 

문제 3. 입관 생화... 아름다운 마지막이 남기는 불순물


입관식 때 고인의 몸 주변을 생화(生花)로 장식하는 것은 비교적 최근에 보급된 관행이다. 가족들이 직접 꽃잎을 놓아드리는 행위는 정서적으로 깊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시중의 절화(切花)는 선도 유지를 위해 농약·살균제·방부제 처리를 거친 경우가 많다. 특히 수입 절화의 경우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훈증 처리나 화학 코팅이 가해지기도 한다. 이 꽃들이 화장로 안에서 탈 때 그 잔류물이 골분에 섞일 수 있다. 또한 줄기와 잎에 남은 수분은 화장로 내 온도를 불규칙하게 만들어 완전 연소를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생화 대신 한지로 만든 종이꽃이나 고인께 올리는 편지(종이학)로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화장로 안에서 일어나는 일


화장로의 1차 연소실은 메인 버너를 사용해 관과 시신을 소각하며 설정 온도는 약 700~750℃이고, 2차 연소실은 1차 연소실 위에서 보조 버너를 사용해 불완전 연소된 가스들을 다시 태워낸다. 이 과정에서 천연 유기물(면, 마, 한지, 목재)은 완전 연소되어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사라지지만, 합성수지·가죽·화학 잉크는 완전히 연소되지 않거나 연소 부산물을 남긴다.


화장 후 남는 골분의 본질은 인산칼슘을 주성분으로 하는 무기질 분말이다. 천연 소재만 함께 태웠다면 유기물은 모두 연소되고 순수한 백색 분말만 남는다. 부장품은 이 깨끗한 분말에 불필요한 이물질을 더하는 행위다.


유족이 알아야 할 것, 업계가 바꿔야 할 것


현재 화장장에서는 금속류·유리류 등 명백한 위험 물질에 대해서만 반입을 제한한다. 화학섬유 수의, 가죽 장정 도서, 농약 처리 생화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유족은 그것이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장례지도사도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는다.

 

바꿔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수의의 소재 표기 의무화. 수의에 사용된 섬유 성분을 유족이 구매 전에 알 수 있도록 의류와 동일한 기준의 성분 표기를 의무화해야 한다. '화장 전용'이라는 표기가 '화학섬유 함유'를 은폐하는 표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입관 부장품 가이드라인 마련. 보건복지부 또는 화장장 운영 기관이 유족에게 배포하는 안내문에 '입관에 적합한 품목'과 '입관에 부적합한 품목'을 명시해야 한다. 신앙, 추모, 마지막 배웅의 마음을 담되, 고인의 골분을 오염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대안까지 안내해야 한다.


깨끗한 골분이 주는 위로


산분을 선택한 가족은 고인의 골분을 바다나 산에 뿌린다. 가정봉안을 선택한 가족은 골분을 담은 작은 그릇을 곁에 두고 오래도록 함께 산다. 두 경우 모두, 그 골분이 얼마나 순수하고 깨끗한가는 유족에게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고인이 평생 쌓은 몸이 마지막으로 남기는 것이 하얗고 깨끗한 분말이라면, 그것은 유족에게 진정한 위로가 된다. 그 위로는 입관 단계에서 이미 결정된다. 관 안에 무엇을 넣는지, 혹은 넣지 않는지가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만든다.


마지막 배웅은 정성으로 하되, 과학적으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