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앞으로 닥칠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을 위해 ‘사전에 준비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자동차나 집을 사기위해서, 자녀의 대학입학을 위해서, 내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 ‘저축’을 하는 것과 같이 사전에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준비를 잘 해 놓으면 우리가 세운 목표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으며 결과에 대한 성취감 또한 커질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준비한 계획이 효과적이지 못한 경우라면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며, 효과적이지 않는 상황을 수정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감수해야 한다.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서도 사전에 준비해 놓지 않는다면 "마지막을 옳게 마무리"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만약에 아무런 유언조차 남기지 못한 경우라면 재산을 분배하는 방법이나 장례식과 묘지장소 등에 대한 결정은 나와는 무관하게 가족이나 장례업자, 국가가 주체가 되어 처리될 수 밖에 없다.
장례의 사전 준비는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순간을 ‘자신다움’으로 만들기 위해 장례에 관한 모든 사항을 사전에 준비하는 행위를 말한다. 사전 준비는 자신의 장례를 위한 바램과 희망의 기록, 그리고 자신의 장례에 소요되는 비용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 등의 조합이다.
장례를 사전 준비해 놓는다는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이성적인 이유에서부터 감성적인 이유까지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장례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주관자가 되기를 희망하기도 한다. 그들은 가족들이 자신의 장례에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며, 주위사람들에게 체면이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무리하게 지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장례를 '사전에 준비해 놓는다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장점들이 있다.
- 자신의 죽음에 앞서 자신이 원하는 장례의 유형을 선정하고, 자신의 배우자나 의미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이를 결정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 죽음의 순간에 가족들에게 정신적인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다.
-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있다.
- 가족들의 금전적인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다.
- 장례를 위한 구체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현재의 가격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장례가 간소하거나 정교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하며, 아무도 명시된 장례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게 된다.
- 자신의 장례비용을 스스로 마련해 둘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하는 누군가의 죽음에 직면했을 때, 슬픔과 혼란으로 인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 필요한 것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고인이 생전에 무엇을 원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갈등을 겪는다. 대부분의 자녀들은 자신의 부모가 생전에 자신들에게 원했던 것이 지켜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전 준비는 죽음이라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 내려야만 하는 수많은 결정들을 극적으로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사람들이 가까운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대처하고 이에 대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선택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 준다.
장례의 사전 준비는 자신의 마음에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 준비가 자신은 물론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 평화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자문해 보아야 한다.
70세의 노모가 장례식은 하지 말고 자신이 죽은 후 화장을 하여 유골을 뿌려 줄 것을 유언서에 작성해 놓고 가족들에게 이야기 했다고 치자. 가족들은 그녀의 장례가 자신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장례식과 묘지를 사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노모는 자신의 생각이 남아있는 가족들의 의견과 상충되기 때문에 다시한번 재고해 보아야 한다. 어떠한 결론을 내리든 중요한 것은 노모가 사전에 유언서의 내용을 가족들에게 이야기 하지 않았다면 가족들은 유언서에 있는대로 아무런 꾸밈 없고 아무런 서비스도 없이 노모가 원하고 서명한 대로 장례식이 없는 화장만을 해야 했을 것이다.
사전 준비는 미리 논의 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물론 자신의 바램을 우선시해야 하지만 이와 함께 가족과 친지들이 원하는 바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자신다움’을 위한 가장 훌륭한 대안은 바로 죽음이 일어나기 전에 이러한 결정을 스스로 해 두는 것이다. 미리 결정을 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맞게 될 정서적인 혼란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없이, 사전에 알고 있음으로써 정신적으로 편안함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는 다소 지나치게 단순화한 감이 없지는 않으나 사전 준비에 관한 세 가지 선택 사항을 나열한 것이다.
① 아무 것도 하지 않기
② 장례에 대한 자신의 바램을 기록하기
③ 스스로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기
① "아무 것도 하지 않기"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자신의 사후 갖게 될 장례식이나 영결식, 또는 화장, 매장 등에 대한 결정을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남겨 두는 것이다. 그들은 당신에게서 아무런 안내나 지시사항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당신이 생전에 무엇을 바랬는지를 알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거나, 또는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장례를 거행하게 될 수도 있다.
② “장례에 대한 자신의 바램을 기록하기”는 그것만으로도 가족들이나 친지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장례를 거행하거나 묘지 등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인의 기록을 바탕으로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고인의 바램과 부합되는 최고의 장례를 치러줄 수도 있을 것이다.
③ “스스로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기“로 결정을 한 경우라면 사전준비를 하고자 하는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당신은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선택 사항을 충분히 숙지함으로써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스스로 장례를 준비한다는 것은 장례식과 묘지 등을 위한 비용만을 미리 준비해 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돈을 은행에 예금해 두는 것만으로 장례를 준비해 놓았다고 할 수는 없으며, 어떠한 결정을 하기 전에 달성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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