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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여행

천화와 고려장



자연에 사는 동물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죽음에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야생에서 노화로 자연스레 죽어가는 동물들은 자신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눈에 띄지 않도록 어딘가에 숨겨놓는 본능이 있는듯 합니다.


흔적없는 죽음. 불교에서는 천화(遷化)라 하여, 가장 좋은 죽음의 방법으로 삼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죽음이 임박했음을 깨달은 스님이 스스로 산 속 호랑이 굴을 찾아들어가 호랑이의 먹이가 되어주기도 했고, 아무도 모르는 깊은 산속에 들어가 스스로 나뭇잎을 주워 모아 깔고 덮어 생을 마치기도 했습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경우에는 주위사람의 도움을 받아 화장을 하거나 들것에 실려 산으로 옮겨진 뒤 천화(遷化)를 실행하기도 했습니다. 


천화(遷化)는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시대때 가장 성행했던것으로 추측되며, 스님뿐만 아니라 불심이 깊은 불자들도 천화(遷化)의 방법을 선택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일제 강점기때 만들어진 고려장은 이 천화(遷化)를 오인한 것으로, 거동이 불편한 불심깊은 부모가 천화(遷化)를 원할때 자식이 산 속으로 모시고 간 경우를 전해듣고 악의적으로 만들어낸 거짓풍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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