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여행

국가권력은 묘지를 필요로 한다.

말없는 FOXP2 2011. 4. 8. 11:38

대전 국립묘지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적어도 국가라는 공식적인 정치제도의 틀 안에서는 죽음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국가는 죽음에 차별을 둡니다. 일반의 사적인 죽음과 국가를 위한 희생으로서 공적인 죽음을 구분합니다. 그리고 국가는 공적인 죽음을 매우 치밀하게 관리를 합니다. 국립묘지가 그러한 공적죽음을 관리하는 제도적 공간입니다.

국립묘지는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또는 국가가 그러한 일이 있었다고 인정한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묻혀있거나 안치되어있는 장소입니다. 이들의 죽음은 육체적일뿐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국가권력이 등장했을 때나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그들의 죽음은 정치적 생명력을 얻어 다시 되살아 납니다. 

국가는 왜 죽음에 차별을 두고 이를 관리하고자 하는 걸까요? 죽은자는 국가와 정치과정에서 매우 긴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라더(Olaf B. Rader)는 그의 저서 '사자와 권력'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사자와 권력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올라프라더 / 김희상역
출판 : 작가정신 200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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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를 섬기는 것이야 말로 인간 문화의 일차적이고 핵심적인 부분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여기서 제례와 예식의 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저 단순한 절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직결된 엄숙하고도 요란한 의식, 그리고 그와 결부되어 끝없이 흐르고 용틀임하면서 거듭 태어나고 있는 집단적 일체감의 산실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죽은자를 경배하라! 권력구조를 다지려는 정치적 사자 숭배는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꺼지지 않는 불길로 타오르고 있다. 과거에도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특히 구질서가 몰락함으로써 발생한 혼돈의 시기에 사자숭배는 새 질서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해 왔다. ~~ "권력은 죽은자에게서 나온다"』

죽음은 국가권력, 정치권력의 창출과 유지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국가를 위해 죽은 자들과 그들이 안치되어 있는 공간은 권력자의 영웅화를 위한 최상의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국가적 희생자들은 그 자체로 영웅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빵떼옹 성당에서 프랑스공화국 묘지로
국내도서>전공도서/대학교재
저자 : 하상복
출판 : 경성대학교출판부 200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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