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노트
2024. 4. 4.
추모의 방
3천 4백만 원.처음 그 숫자를 들었을 때, 잠시 말문이 막혔다.경기도의 한 사설 봉안당. 1층 부부단 사용료란다. 거기에 5년마다 관리비 64만 원이 별도라고 했다. 30cm 곱하기 60cm. 두 손을 펼쳐도 다 가려질 것 같은 작은 공간 하나가 3천 4백만 원이었다.나름의 근거가 있을 것이다. 부지 값, 건물 값, 관리 인건비. 그렇다 해도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가 없었다. 부모님을 그 작은 칸 안에 넣고, 달력에 관리비 납부일을 표시해 두고, 명절에 주차난을 뚫고 찾아가는 일. 그게 내가 드릴 수 있는 최선인지 한참을 고민했다. 부모님은 26평짜리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사셨다.현관을 열면 특유의 냄새가 났다. 된장찌개 냄새인지, 오래된 나무 가구 냄새인지, 아니면 그냥 '부모님 냄새'인지 — 정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