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노트
2026. 5. 25.
죽음을 설계한다는 것
한국 사회에서 죽음은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닥치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위기다. 임종 앞에서 가족은 흩어지고, 선택은 병원과 장례업체가 대신한다. 유족은 소비자가 되고, 고인의 마지막은 패키지 상품이 된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유는 제도의 문제이기 이전에 언어의 문제다. 죽음을 미리 말하지 않으니, 미리 생각하지 않는다. 미리 생각하지 않으니, 선택권이 없다.언어가 바뀌어야 제도가 바뀐다.죽음을 '준비'한다는 말은 실패했다. 준비는 두려움을 전제한다. 무언가 나쁜 일이 올 것을 대비한다는 뉘앙스가 있다. 그래서 죽음 준비 교육은 노인복지관 프로그램이 되고, 당사자는 외면한다. '준비'라는 프레임 안에서 죽음은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다.'설계'는 다르다. 설계는 주체를 전제한다. 무언가를 만드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