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여행
2026. 5. 29.
만질 수 있는 추모
만질 수 있는 추모 사람이 죽으면 무언가가 남는다. 사진, 물건, 기억. 그리고 화장을 했다면 유골재가 남는다. 문제는 그것들 대부분이 만지기 어렵다는 데 있다. 사진은 평면이다. 기억은 잡히지 않는다. 유골재는 날린다. 우리는 고인을 그리워하면서도 막상 그 그리움을 손에 쥘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인의 물건을 오래 간직한다. 낡은 안경, 즐겨 입던 카디건, 손때 묻은 지갑. 그것이 고인 자신은 아니지만, 그것을 손에 쥐는 순간 무언가가 건너온다. 심리학은 이것을 전이 대상이라고 부른다. 사랑하는 존재가 부재할 때, 그 존재를 내면에 붙들어두는 것을 돕는 물건. 어린아이가 엄마 없는 밤에 인형을 꼭 쥐고 자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다시 그 어린아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