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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너럴뉴스

화장대란이라고?

화장대란?

관련업계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서울시의 화장대란이 현실화되고 있으니 추가로 화장시설을 확충해야만 화장률 90%의 서울시민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며, 서울시장과 공무원을 상대로 제 3 화장장 설립을 서두를 것을 종용하고 나섰다. 

현재 서울에서 운영중인 화장시설은 서울 원지동의 '서울추모공원(화장로 11기, 일 60건)'과 경기도 고양시의 '서울시립승화원(화장로 23기, 일 116건)' 두 곳이다. 그런데 이 두 곳만으로는 서울시민들의 화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타지방으로 원정 화장을 떠나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1일 사망자 수가 약 118명('16년기준 43,053명)이고, 위 두 곳의 1일 화장가능 수는 176건이다. 사망자 100%가 화장을 한다고 해도 무려 58건의 여유가 있는데 왜 자꾸 모자란다고 하는걸까?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는것이 아닐까?

사망자가 특정 계절에만 몰리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지방에서 서울로 원정 오는 경우도 있다. 윤달에는 개장한 시신도 화장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몇 몇 화장로가 고장이 나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저런 이유로 서울에서 화장 예약잡기가 수월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제 3의 장소에 새로운 화장시설을 설치하는 것만이 해답일까? 

화장장은 대표적인 기피·혐오시설이라 부지 선정부터 지자체와 주민 간 갈등이 심하고, 관련 정치인들이 이런 위험 부담을 떠안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완공되기까지 상당한 진통과 기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특히나 서울시의 경우엔 그 정도가 더 심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결국은 기존의 화장 시설을 계속 이용하는 수 밖에 없고, 대안으로 기존시설의 화장로를 증설하거나 이용시간 연장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화장로 증설은 지역주민들과 협의를 해야 하는 사항으로 쉽지가 않을 것이고, 이용시간 연장은 화장로의 내구성 문제 등으로 녹록치 않을 것이 예상되지만, 현재 가장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화장로의 내구성에 있다. 대차식 화장로를 일체식으로 교체하라.

가끔씩 화장장에 가보면 그때마다 1~3개의 화장로는 작동을 안하고 멈추어 있는걸 보게된다. 너무 무리를 한 탓인지 내부 내화부품에 문제가 있어 수리중이라고 한다. 기계가 고장나는거야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너무 잦은 고장이라 의구심이 들곤 했다. 고장이 잦은관계로 사용치 않고 예비용으로 대기시켜놓는 화장로도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화장로 방식은 1곳을 제외하고 모두가 대차식 화장로이다. 대차식은 로 전면을 완전히 개방시켜야하고 하단이 움직이는 대차형으로 되어 있어 전면으로 통째로 끄집어 낼 수 있다. 수골문화(收骨文化)가 있는 일본의 고유 방식으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우리도 아무 생각없이 현재까지 사용해온 방식이다. 

수골(收骨)은 화장이 끝나고 남은 유골을 유가족들이 직접 젓가락으로 집어 함에 담는 행위로, 고인이 저승가는 삼도천 다리를 잘 건너가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고 한다. 여기서 젓가락이 사용되는 이유는 일본어 '젓가락(箸)'과 '다리(橋)'가 모두 '하시(はし)'로 발음된다는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유가족이 삼도천의 다리(하시)를 무사히 건너도록 젓가락(하시)으로 도움을 준다는 의미가 된다. 

일본의 수골모습-위키피디아

이런 어줍잖은 이유로 일본의 화장로는 대차식이 되었다. 움직이는 대차위에 고인의 관을 얹어 놓고 화장로 속에 넣었다가 통째로 다시 빼내서 젓가락으로 일일이 뼈를 집어 수골을 해야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뜨겁게 달궈진 대차를 빼내려면 식히는 과정이 필요하게 되며, 시간 뿐 아니라 온도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소모되는 연료, 화장로 내부의 내화부품 수명단축은 물론이고 온도차로 인해 배기가스, 분진 등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아무리 기술이 좋다고 해도 화장로 구조상 대차식의 1일 화장 가능 횟수는 일체식보다 적을 수 밖에 없으며, 내화부품의 잦은 교체로 가동 중단되는 경우가 많고, 급격한 온도변화로 추가 배출되는 배기가스와 분진을 줄이기 위한 고비용의 저감장치와 전실 등의 추가 시설을 필요로 하게 된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대차식이 아닌 일체식 화장로를 사용한다. 

일체식은 화장로 바닥이 고정되어 있고 관 입구를 제외한 로 전면이 차단되어 있으며, 직화식이 아닌 기화식 연소로 유해가스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 또한 불필요한 냉각 과정이 필요없으므로 화장 소요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화장로 부품의 수명도 대차식보다 길어 경제적이다. 시설규모도 작아 소규모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일체식 화장로의 유골재 수습

일체식화장로와 Automatic Insert Machine

신형 전기 화장로(네덜란드)


우리에겐 화장 후 남은 유골재를 유가족이 젓가락으로 옮기는 수골문화가 없다.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밥 먹는 젓가락으로 괴상한 행동을 하지 않는 민족이다. 화장이 끝난 후 달궈진 로 바닥을 통째로 끄집어내어 유골재를 빗자루로 쓸어담는 적나라한 수습과정을 굳이 봐야할 이유가 없다. 화장로가 반드시 대차식이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재 5~6회인 1개 화장로의 화장 횟수를 10회 수준으로 늘려 '24시간 화장장'을 운영하라.

화장로를 내구성 강한 일체식으로 교체하고 24시간 화장 서비스를 도입하면 화장대란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게된다. 새로운 장소에 지역 님비와 다퉈가며 시간과 비용을 들여 10여기 정도 새로 건설하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기존 장소에 집약·확장하여 해당지역 전체를 '24시간 추모 타운'화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다.

서울추모공원. 그 쓸데없이 넓은 공원부지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의료원부지 같은 곳을 또다시 만들어서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화장장 옆에 의료원이라는 정신나간 발상을 누가 했는지는 몰라도 이는 해당지역 주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차라리 민간에 넘겨 추모백화점, 고인호텔 등의 연관시설을 건설토록하여 지역 활성화와 관련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화장장의 '24시간 추모 타운'화 - 님비를 핌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1998년부터 추진된 서울추모공원 조성사업은 입지 선정 이후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7년간의 법정분쟁과 430여 차례의 주민과의 대화, 150여 회를 반복한 관계부처 협의 끝에 2010년 2월에야 착공돼, 14년 만인 2011년 12월 14일 완공됐다.

※ 참고로 경기도는 수원(화장로 9기), 성남(화장로 15기), 용인(화장로 11기)에 화장시설(연간 5만1천100구)이 있고, 추가로 원주(화장로 7기)와 화성(화장로 13기)에 완공을 앞둔 화장시설이 있어 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 일체식 화장로 제작 회사

Matthews Cremation

B&L Cremation Systems

Facultatieve Technologies

American Incinerators

Therm-Tec

American Crematory Equipment

CMC

Armil CFS

National Incinerator Inc

DFW Eur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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