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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노트

혼자 죽으면 실제로 어떻게 되나

혼자 죽으면 실제로 어떻게 되나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5%를 넘어선 지금, 혼자 사는 사람이 아무 준비 없이 죽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발견... 대부분 냄새로, 며칠 후에


고립사(孤立死)의 경우 발견은 이웃 신고, 집주인의 집세 독촉, 혹은 냄새로 이루어진다. 발견까지 수일에서 수 주가 걸리는 일이 드물지 않다. 경찰이 변사(變死) 처리 후 검시에 들어가고, 여기서부터 '연고자 파악'이 행정의 최우선 과제가 된다.

사망신고... 기피와 지연 속에서 멈추는 행정


가족관계등록법 제84조에 따른 사망신고 의무자 순서는 동거 친족 → 비동거 친족 → 동거인 → 집주인(사망 장소 관리인)이다.

1인 가구 고립사에는 동거 친족도 동거인도 없다. 법적으로는 집주인이 신고 의무자가 되지만, 현실에서 집주인들은 이를 극도로 기피한다. 고립사 발생 사실이 알려지면 건물 가치 하락, 특수청소 비용 부담, 보증금 반환 대상(상속인) 불분명 등 복잡한 분쟁에 휘말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고 의무자가 책임을 회피하고 친족마저 연락이 두절되면, 시신은 장기간 방치되다 결국 지자체가 개입하여 행정 처리를 맡게 된다.

"친구에게 부탁해뒀으니 괜찮아"... 법과 행정의 치명적인 불일치


많은 1인 가구가 이렇게 생각한다. 오랜 친구, 믿을 수 있는 지인에게 "내가 죽으면 부탁해"라고 말해두었으니 안심이라고. 그리고 이제 법도 조금은 이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현행 장사법 제12조 제2항은 장기적·지속적인 친분 관계를 맺은 친구나 종교·사회 공동체 동료, 혹은 생전에 지정한 사람이 장례를 주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시하고 있다. 전보다 분명히 나아진 부분이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이 조항에는 현장에서 작동을 멈추게 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장벽이 있다.

첫째, '시장 등이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라는 점이다. 의무가 아니기에 지자체가 거부해도 법 위반이 아니다. 현장에서 이 조항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담당 공무원의 인식과 지자체의 의지에 달려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

둘째, 더 근본적인 장벽이 그 앞에 있다. 장례의 첫 관문인 '사망진단서 발급'이다. 화장 예약의 필수 서류인 사망진단서를 받으려면 의료법 제17조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법은 진단서 교부 대상을 직계존속·비속, 배우자, 형제자매로 엄격히 제한한다. '장례주관자'나 '생전 지정인'은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을 법적 자격이 없다.

[실제 사례] 직계가족이 모두 없는 상황에서 조카가 당숙의 장례를 치르려 했던 일이 있었다. 현행법상 조카는 '시신 인수'는 할 수 있지만, 의료법상 '사망진단서 발급 대상'은 아니었다. 병원은 법을 근거로 진단서 교부를 거부했고, 화장장 예약을 할 수 없었던 조카는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결국 조카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행정 절차의 단절로 인해 시신은 지자체로 넘어가 법적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었다.

장사법이 개정되어 비혈연 장례주관자의 권한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의료법이 신청 자격을 친족으로만 묶어두는 한 실제 장례 절차는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무연고 처리... 가족이 외면한 1인 가구의 마지막


연고자가 없거나 나타나지 않으면 시신은 지자체장 인수를 거쳐 관보 공고 후 화장된다. 장사법 시행령에 따라 공설 봉안당에 5년간 안치되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유골들을 한데 모아 합장(산골) 처리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개인 유골의 식별이 불가능해져 그의 흔적과 기록은 사실상 사회에서 소멸한다.

그런데 무연고 사망자의 실태는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 2021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신고된 무연고 사망자는 총 2만 3,790명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해 2024년에는 6,366명에 달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중 대부분이 '진짜' 무연고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연고 사망자의 74.1%는 '연고자가 있으나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한 경우였다. 오랜 단절과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지자체의 연락을 받은 유가족이 시신 인도 포기서를 쓰는 것이다. 이는 서류상 가족이 존재하더라도 사실상 철저히 고립되어 살아가는 '가장 취약한 형태의 1인 가구'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가족이 없는 게 아니라, 가족이 외면한 죽음들이다.

제도의 공백... "사후복지(死後福祉)"가 없다


한국의 고립사 대책은 아직 생전의 안부 확인과 위기 가구 발굴에 무게가 실려 있다. 장례를 누가 치를지, 유골을 어디에 둘지, 임대주택과 유품·채무는 누가 정리할지까지 제도화하지 않으면, 지자체는 현장마다 임시방편적인 대응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현재 개인이 사후를 대비할 수 있는 법적 수단들은 모두 한계가 명확하다. 임의후견계약은 민법상 사망 직전까지만 효력이 있어 사후 장례나 유품 정리를 커버하지 못한다. 유언공정증서는 재산 처리만 법적 효력이 있을 뿐, 시신이나 장례 방식에 대한 지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공증을 통한 사후사무위임계약조차 의료법(사망진단서)이나 가족관계등록법(시신 인도 우선권)의 벽에 부딪혀 현장에서 혈연 유족이 권리를 주장하거나 기관이 거부하면 무력화되기 일쑤다.

결론을 대신하여


혼자 사는 사람이 아무 준비 없이 죽으면, 유골은 본인이 원하는 곳에 들어가지 못하고, 친한 친구는 사망진단서 한 장 떼지 못해 장례조차 치러줄 수 없으며, 5년 후 유골은 합장되어 흔적 없이 사라진다.

이것은 개인의 준비 부족 문제가 아니다. 혈연 중심으로만 설계된 장사법·의료법·가족관계등록법이 1인 가구 가파르게 증가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사후복지(死後福祉)' 제도의 부재라는 구조적 실패다.

혼자 살기로 선택했거나 혼자 남겨진 사람의 마지막 존엄을, 이 사회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