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우리 매장방식은 인공물 없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묘비 등의 석물과 봉분을 만들지 않고 평장화하면 그냥 그대로 친환경 자연매장이 된다.
애당초 묘지문제라 한 것은 이 산 저 산 흩어져 관리되지 못하고 흉물스럽게 방치된 묘지들 이었다. 매장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한곳에 집약되지 못하고 온 산하에 흩어져 제각각 조성되고 방치된 것이 문제였던거다.
지금은 금양임야의 시대도 아니고, 분묘기지가 인정되는 시대도 아니다
오래되고 방치된 묘는 이해관계자가 석물과 봉분을 정리, 자연매장화하여 원래의 산림으로 돌려놓으면 되고, 새로 조성되는 묘는 집단화하여 자연 순환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면 되는 문제였다. 지금은 금양임야의 시대도 아니고, 분묘기지가 인정되는 시대도 아니다.
우리는 근시안적 판단으로 산재된 묘지 문제를 화장 방식으로만 해결하려했고, 정서적 거부감을 납골 등의 추모시설로 무마하려했다. 부작용이 나타나자 이번엔 자연장과 수목장림이라는 억지스러운 묘지 형태를 만들고 이익집단에 휘둘려 법률로 강제해 버렸다. 화장 이후 자유로워야 할 추모행위까지 가로막으며 국토의 비효율적 이용으로 나아가고 있는것이다.
100년 후에 일어날 일을 상상해 보자
영국의 시티오브런던 묘지는 최근 1,500건의 자연매장을 실시했다. 오래된 기존 묘지에서 비석을 제거하고 그 위에 다시 자연매장을 실시한 것이다. 기존에 매장된 시신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연으로 돌아가므로 그 위에 다시 지속가능한 자연매장을 실시한 것이다. 묘지를 원래의 숲으로 돌려놓은 것이다.
자연매장은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형태이다. 100년 후에 일어날 일을 상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