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7월, 태평양 한복판
타흘레콰(J35)는 그해 여름 딸을 낳았다. 이름은 탈리(Tali). 남부거주 범고래 무리에서 3년 만의 살아있는 출산이었다. 축하할 일이었다.
탈리는 30분 만에 죽었다.
타흘레콰는 죽은 딸을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두지 않았다. 대신 코 위에 새끼의 몸을 얹고, 가라앉으면 다시 밀어 올리며 무리를 따라 헤엄쳤다. 그렇게 17일이 흘렀다. 연구자들은 이를 "애도 투어(tour of grief)"라 불렀고, 전 세계 언론이 이 장면을 보도했다.
그리고 6년 뒤, 같은 일이 다시 벌어졌다.
2024년 12월, 다시
타흘레콰는 2024년 12월 네 번째 새끼 J61을 낳았다. 이번에도 새끼는 2주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2025년 1월 1일, 연구자들은 타흘레콰가 또다시 죽은 새끼를 밀며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한 어미가 같은 상실을 두 번 겪는 동안, 남부거주 범고래 무리 전체는 훨씬 더 근본적인 위기에 놓여 있었다. 워싱턴대 연구팀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이 무리의 임신 호르몬을 추적한 결과, 전체 임신의 69%가 유산이나 사산으로 끝났다. 그중 3분의 1은 임신 후반부나 출산 직후, 즉 어미가 이미 모든 것을 쏟아부은 시점에 찾아온 상실이었다.
원인은 하나로 좁혀진다. 이들의 주식인 치누크 연어의 개체수 감소다. 먹이가 부족하면 몸은 지방을 태우고, 그 과정에서 몸속에 쌓여 있던 오염 물질이 혈류로 방출되며, 영양 스트레스와 독성이 동시에 임신을 위협한다. 소음이나 선박 통행 같은 다른 스트레스 요인들도 있지만, 연구자들이 지목한 가장 강력한 변수는 결국 "연어가 있느냐 없느냐"였다.
그래도, 한 마리는 살아남았다
같은 시기, 다른 어미 J41 "에클립스"에게서 새끼 한 마리가 태어났다. J62. 2024년 12월 31일 처음 목격됐고, 이듬해 1월 관찰에서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개체수가 줄어드는 무리에게 암컷 새끼 한 마리의 생존은 그 자체로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이었다. 연구자들은 이 소식을 "재생산 가능한 개체가 한 마리 더 늘었다"는 말로 조심스럽게 반겼다.
2025년 12월 기준, 남부거주 범고래는 J·K·L 세 무리를 합쳐 76마리다. 2018년 타흘레콰의 첫 애도 투어 당시 75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멸종위기종 지정이 풀리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왜 우리는 이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을까
범고래는 인간보다 더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 산다. 평생 어미 곁을 떠나지 않는 개체도 있고, 무리 전체가 죽은 동료 주위를 맴돌며 몇 시간이고 자리를 뜨지 않는 모습도 관찰된 바 있다. 감정이라는 단어를 동물에게 쓰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과학자들조차, 이 정도 사회적 유대와 지속적인 슬픔의 행동 앞에서는 "애도"라는 표현을 피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 장면은 묘하게 인간의 결핍을 비춘다. 현대 장례 문화는 죽음을 최대한 빨리, 최대한 멀리 치워버리려 한다. 시신은 며칠 안에 처리되고, 애도는 정해진 며칠의 휴가 안에 압축된다. 반면 타흘레콰는 준비가 될 때까지, 스스로 놓아줄 수 있을 때까지 새끼를 놓지 않았다. 17일이든, 그보다 짧은 시간이든, 그것은 남이 정해준 일정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이별의 속도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이 이야기의 결말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 연어 개체수를 회복시키는 정책, 선박 소음 규제, 수질 오염 관리 - 이 모든 조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J62 같은 새끼가 태어나는 기쁨은 계속 임신 실패율 69%라는 숫자에 압도당할 것이다.
타흘레콰가 두 번째로 새끼를 떠나보내던 순간에도, 바다 어딘가에서는 다음 세대가 태어나고 있었다. 그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는 일은, 결국 우리 몫으로 남아 있다.
※ 이 글은 워싱턴대(Wasser et al., 2017, PLOS ONE) 임신 실패율 연구, 고래연구센터(Center for Whale Research) 관측 기록, 오르카 네트워크(Orca Network) 출생·사망 통계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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