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는 '남은 가족이 주최하는 행위'이거나 '망자 자신이 주최하는 행위' 2가지로 귀결된다. 사회적 의식으로서의 역할은 개인주의와 독신주의, 실리주의, 평균수명의 증가에 따라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 남은 가족이 주최하는 행위
장례는 전적으로 남겨진 가족을 위해 거행되는 것이다. 죽고 나면 본인은 모르는 것이니, 남은 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장례는 남은 가족의 슬픔을 해소하는 장이며, 죽음을 수용하는 장이 된다. 장례는 망자의 죽음으로 인해 남은가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자신에게 묻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죽은 자가 스스로 자신의 주검을 어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은 남은 가족에게 신세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장례의 주체는 '남은 가족'이 될 수 밖에 없다.
☞ 망자 자신이 주최하는 행위
시대가 바뀌었다. 핵가족화, 자발적 1인가구, 장수시대에 따른 필연적 1인가구, 개인주의와 실리주의, 그리고 고립사... 현대는 자기무한책임시대이며, 자기 인생의 마감은 스스로 할 줄 알아야만 한다. 죽어서까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최대한 막아야 한다.
장례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일'이기 때문에 본인의 책임하에 스스로 준비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대는 예전과 달리 '스스로 준비할 수 있어야만 하는 시대'이다.
또한 나를 위해 스스로 준비하는 장례는 남은 가족을 위한 (골치아픈 장례의 선택에서 결정을 내려주는) 최선의 배려가 될 수 있으며, 나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살린 '나만의 멋진 이별식'을 진행시킬 수 있다.
☞ 공영장례는 누구를 위한 행위인가
이전에 장례 절차없이 시신처리만 하는게 안쓰러웠던 몇 몇 사람들이 자비를 들여 장례를 치러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주로 종교인이거나 지역 주민, 또는 장례업 종사자들이었다.
이런 장례식은 망자와는 무관하게 철저하게 주최자 자신들을 위한 행위이다. 그런데, 이를 전문사업으로 하는 단체가 생겨나면서 공영장례란게 생겨났다. 공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미인데, 주최자 자신들을 위한 장례식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인가?
더욱이 이를 빌미로 지원금과 후원금을 타내고, 입찰을 거쳐 수수료를 챙기는 중간 브로커역할까지 하는데, 이를 공영장례라 할 수 있을까?
조용한 죽음에는 조용히 보내주는게 합당하고 자연스럽다. 타인의 주검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불리는 행위를 왜 법률로 보장해주고 지원해주려 하는가.
장례식없이 조용히 가는게 보기에 불편하다면 본인 돈으로 본인이 직접 실시하시라.
※1인가구 등 연고자가 없는 경우에는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례식을 행한 이후에 시신을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해당업무를 관련 법인 또는 단체에 장례를 위탁하고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조용한 장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전계약 (0) | 2016.10.03 |
---|---|
전통과 인습 (0) | 2016.08.31 |
장례식에서 살아난 소녀 (0) | 2014.07.17 |
온천여관에서 장례식 (0) | 2013.11.26 |
제로장(zero葬) (0) | 2013.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