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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여행

일본의 묘지 축제'안온(安穏)'

'묘지축제'하면 떠오르는 것이 멕시코의 '망자의 날(Day fo the Dead)'이 있습니다. 비슷한 형태로 미국과 과테말라, 에콰도르, 브라질 등에도 망자의 날 축제가 있습니다. 유럽에도 비슷한 형식의 망자를 위한 축제가 있고, 동양권에서는 추석이나 청명절에 성묘하는 것이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각 나라마다 형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내용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몇 해 전 일본의 지인으로부터 색다른 묘지축제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니가타의 묘광사(妙光寺)라는 절에서 주최하는 '안온페스티발(フェスティバル安穏)'이라는 이름의 묘지축제였습니다. 

묘광사라는 절은 1989년에 탈계승묘(영대공양묘,永代供養墓)인 '안온묘(安穏廟)'가 만들어진 곳으로 유명한 사찰입니다. 탈계승묘란 묘를 돌봐줄 가족이나 친척이 없어도 사찰의 자체기금 등으로 영구적으로 관리가 되는 묘를 말합니다. 이에(家), 사청, 단가제도(檀家制度)로 인한 복잡하고 종속된 묘지 시스템을 갖고 있는 일본에서 핵가족화와 독신들이 늘고 있는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묘의 형태입니다.  

그리고 안온페스티발은 이 안온묘에 고인을 모신 유가족이나 사전에 미리 구입을 해놓은 계약자(주로 독신자나 여성이 많습니다) 등이 모여 축제를 벌이는 독특한 행사입니다. 1990년 부터 해오고 있으니 올해로 21회째가 되는군요.

안온페스티발은 자신의 묘를 관리해줄 후손이 필요없는 이 '탈계승묘'를 매개로 하여 가족이나 혈연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교류'를 목적으로 합니다. 이웃한 묘를 사전예약한 사람끼리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사후 이웃'임을 깨닫고 호탕하게 웃고 떠들 수 있는 축제이고, 춤과 노래가 함께하는 아주 묘한 매력이 있는 만남의 장입니다.  특히 슬픔을 이겨내는 '힐링'적인 측면에서 대단히 효과가 좋은 이벤트라고 느껴지더군요.

독특하고 소중한 체험을 원하시는 분들은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매년 8월에 개최됩니다.

안온페스티발 마지막 날 밤에 벌이는 교류회 모습입니다. 춤추고 마시고 피우고~~ 일본은 사찰 내에서 술과 담배가 허용됩니다. 
 

강연회

법회/추모회 모습

탈계승묘(영대공양묘,永代供養墓)인 안온묘(安穏廟)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경주의 왕릉을 보고 힌트를 얻어 만들었답니다. '안온(安穏)'은 불교 경전인 『법화경』속에 자주 사용되는 단어로 '일체의 괴로움을 떠나 마음을 편안하게하고 고민과 망설임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墓가 아닌 廟를 사용하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안온페스티발의 행사 스텝들

물론 니가타의 유명한 사케도 사시미와 함께 마음껏 마셨습니다.

묘광사 홈페이지 : http://www.myoukouji.or.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