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죽음
2026. 3. 16.
촛불 세 개
촛불 세 개모든 단절은 처음에 침묵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끝내 침묵으로 완성된다. 一 영정 사진아버지는 밤 열한 시에 돌아가셨다. 기태는 혼자 영정 사진을 골랐다. 형제들에게 연락했지만 기철의 전화는 꺼져 있었고, 기수는 세 번 울리다 끊겼다. 기태는 네 번째 통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오히려 그 사실이, 아버지의 죽음보다 먼저 그를 무너뜨렸다. 장례식장 빈소는 좁고 서늘했다. 기태는 혼자 상복을 입고, 혼자 조문객을 맞았다. 술잔을 기울일 때마다 영정 속 아버지의 눈이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살아생전 늘 그런 눈을 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데 끝내 삼켜버리는, 그런 눈. * * * 사흘이 지났다. 기철도 기수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