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노트
2026. 5. 24.
아버지가 들려준 마지막 재즈
아버지의 유골함은 생각보다 작았다. 두 손으로 안아도 남을 만큼 작았다. 화장장을 나서며 어머니는 그 작은 함을 품에 안고 오래도록 아무 말이 없었다. 차창 밖으로 겨울 끝자락의 흐린 빛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몇 번이나 말을 걸려다 그만두었다. 무슨 위로를 꺼내도 너무 가볍게 느껴질 것 같았다. 한참 뒤, 어머니가 아주 조용히 말했다. “이별 모임에는 재즈를 틀자.” 그 말이 이상하게도 아버지다웠다. 화장을 마치고 일주일 뒤, 우리는 아버지가 살던 집 거실에 사람들을 불렀다. 장례식장은 아니었다. 검은 양복 줄지어 선 빈소도, 끝없이 들어오는 조의 화환도 없었다. 대신 거실 벽에는 아버지가 평생 모아 온 LP판들이 빼곡했고, 낮은 테이블 위에는 작은 유골함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아버지가 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