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노트
2026. 3. 12.
나의 삶을 지휘하다
민석은 평생을 바친 회사의 은퇴식을 마치고 돌아왔다. 텅 빈 거실, 시계 초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이제 내 인생은 누가 지휘하지?" 문득 거울 속 낯선 중년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 막연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며칠 후, 딸 지우가 갈색 표지의 깔끔한 노트를 내밀었다. "아빠, 이거 요즘 유행이래. 한번 써봐." 표지에는 『엔딩노트』라고 적혀 있었다. 민석은 코방귀를 꼈다. "엔딩노트? 죽을 준비나 하라는 거야? 난 아직 짱짱해!" 노트를 서랍 깊숙이 밀어 넣었다. 며칠 뒤 서랍을 정리하다 다시 노트를 발견했다. 마지못해 첫 페이지를 펼쳤다. [1부. 일상의 유지]. '내가 당장 쓰러지면 내 넷플릭스 계정은 누가 해지하지?' 민석은 가벼운 마음으로 칸을 채워나갔다. 휴대폰 비밀번호: (지우 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