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죽음
2026. 3. 12.
파묘 2
서(序) — 낙인 조선 중기, 어느 고을에 형제가 있었다. 형은 업복, 동생은 두천. 두 사람은 천민 중에서도 가장 낮은 피붙이였다. 아비는 일찍 죽었고, 어미는 더 일찍 사라졌다. 형이 동생의 손을 잡고 저잣거리를 전전하며 자랐다. 굶는 날이 더 많았고, 웃는 날은 드물었다.그 시절 두 사람에게는 한 가지 같은 점이 있었다. 배가 고프면 배가 고프다고 말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말해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으니까. 업복이 열아홉이 되던 해 봄, 그는 관아의 창고를 털었다. 계획이랄 것도 없었다. 그냥 담을 넘었다. 손이 닿는 대로 곡식 자루를 집었다. 열 걸음도 못 가서 잡혔다. 포졸들이 들이닥쳤을 때 그는 자루를 안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형이 내려졌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