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여행
2015. 11. 8.
똥자루
부처에게는 부정관(不淨觀)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사람의 몸뚱이는 대소변과 피, 콧물이 가득한 더럽고 냄새나는 똥자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몸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 위한 수행법이다.자신의 몸이 똥자루임을 알고 있다면, 그 똥자루의 처리를 아무 말 없이 타인에게 넘기는 것이 과연 집착 없는 행위인가. 아니면 그냥 무책임한 것인가.법륜은 말한다. 의식이 없으면 죽었는지 살았는지 자기가 모르기 때문에 산 사람들에게 맡기면 된다. 결정은 산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틀린 말은 아니다. 죽고 나면 실제로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안다. 내 똥자루가 어떻게 처리되기를 원하는지, 어디에 묻히기를 바라는지, 어떤 방식으로 보내지기를 원하는지. 지금 알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말하지 않고 떠난다면 그 무게는 고스란히 남은 사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