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노트
2026. 3. 27.
내 마지막 정거장
거실에 나타난 낯선 가구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두 달 전, 거실 창가 가장 햇살이 잘 드는 자리에 작고 정갈한 '원목 안치상자'가 놓였다. 아버지가 투병 중에도 목공소에 드나들며 직접 깎고 기름칠해 완성한 것이었다. "이게 뭐예요, 아버지?" 아들의 물음에 아버지는 그저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내 마지막 정거장이다. 내가 먼 길 떠나기 전에 여기서 일주일만 쉬다 갈 거니까, 그때 너희랑 차 한잔하려고 미리 만들어 뒀지." 그때는 농담처럼 들렸던 그 말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병원 임종실에서의 24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가족들의 가슴을 쳤다. 염습 없는 이별, 집으로의 귀환가족들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화려한 수의도, 몸을 결박하는 염습도 거부했다. 아버지는 평소 즐겨 입으시던 편안한 면 셔츠 차림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