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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장례

장례식 따위 치르고 싶지 않아!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에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7%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20년경에는 14.4%에 달해 고령사회로, 2026년경엔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되기 시작하는 2020년부터 고령화 속도는 절정을 향해 치닫게 되고 이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현역세대와 은퇴세대 간의 세대 갈등으로 인한 단절, 즉 '독신주의'와 '개인주의'의 만연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독신주의와 개인주의는 가족과 친지, 지인들과의 단절을 부르고 이는 사회적 의례로서의 장례예식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여기에 평균수명의 증가로 홀로남는 노령인구의 필연적 이유까지 합친다면 이제껏 가졌던 사회적 의례로서 장례는 더이상 필요없게 됩니다.

이뿐 아니라 빈곤층의 증가와 실리주의가 장례식을 금전과 시간, 노력측면에서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만들고있어 시간이 갈 수록 장례식이 점점 더 무의미해져 가는 것입니다.

결국「장례식 따위 치르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이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가진 장례방식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종교단체에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장례의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장례의 의미
 
1. 사회적인 의식
장례는 사회적인 의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사회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사회에 그 사람의 죽음을 통지하거나 사회의 사람들이 모여 그 죽음을 확인하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2. 시신의 처리
사람이 죽으면 그 신체가 부패하기 시작합니다.그 때문에 사망자와 결별하고 유체를 흙 속에 묻어 매장하거나 불로 태우는 화장 등의 방법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3. 남은자와의 이별
사람은 죽는 것에 의하여 남은 자와 이별하게 됩니다. 그 때문에 돌아가신 사람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이별의식이 행해집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문화나 종교적인 생각이 작용하기도 합니다. 장례는 사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남아 있는 자와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의식이기도 합니다. 
 
4. 슬픔의 치유
사람의 죽음은 주위 사람들에게 깊은 슬픔이나 비탄을 주기도 합니다. 이 슬픔은 어떠한 의식이나 행위를 통하여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길 이기도 합니다. 슬픔은 표출하는 것에 의하여 서서히 치유됩니다. 장례식, 영결식, 추모행사, 입관의식, 종교예식 등의 장례의식은 소중한 이의 죽음을 인식하고 이별하는 예식을 통해 슬픔을 해소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사실 현재 우리가 치르고 있는 장례예식이 위의 4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보여지진 않습니다. 죽음의 확인과 시신의 처리 외에 아무 의미도 없는 요식행위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입니다. 고인을 위한 행위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족을 위한 배려도 없이 오직 병원과 장례업자를 위한 행사가 되어버린 채,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맥없이 끝나버리는 것 외에 별다른 것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국의 '가정장례운동(Home Funeral Revolution)'과 '화장 바로하기(Direct Cremation'), 영국의 자연장, 일본의 '직장(直葬)'과 데모토쿠요(手元供養) 등의 형태는 이같은 맥락에서 생겨난 새로운 흐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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