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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장례

관속에서 자고 일어나기

장례식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죽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내몸을 다른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창피하고, 여러사람에게 폐를 끼치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 드라큐라 영화를 보고난 후 들었던 생각인데. 생전에 관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자고 일어나기를 하는 것입니다. 자기전에는 항상 샤워를 하고 속옷을 갈아입으니 깨끗한 상태여서 좋고, 자다가 죽으면 그대로 화장장으로 직행하면 되니 여러사람의 수고도 덜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관을 '수판(壽板)'이라 하여 장수와 연관지어 생각했습니다. 부모가 생존해 계실 때 좋은 나무를 구해 미리 관을 만들어 놓으면 무병장수한다는 믿음으로, 수의와 같이 효행의 일환으로 여겼습니다. 자식이 관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부모는 괜한 조바심을 냈고, 힘겹게 준비해놓은 자신의 관을 타인이 먼저 사용하기라도 하면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의도 그렇고, 수판도 그렇고 옛날사람들이 지금보다는 사전준비를 잘 했습니다. 거부하지 않고 순응하며, 당당하게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했습니다. 미리 준비해 놓았으니 자식이나 주위사람들에게 폐 끼칠일도 줄어들고, 자기가 원하는 희망대로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요즘처럼 관심도 없고 준비도 없으면,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돈에 눈이 먼 녀석들에게 내 주검을 이용해 설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지요.

아무리 책임감이 강한 사람도 자신의 마지막에 대해선 무책임한 경우가 많습니다. 관 속에서 잠을 자진 않더라도 어느정도는 미리 준비를 해놓는 것이 주위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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