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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이야기

'보존'이 아니라 '순환'을 원칙으로

일본 나고야시 도심속 납골묘

화장 이후에는 '보존'이 아니라 '순환'을 원칙으로, 장사시설이 아닌 추모시설로, 법률이 아닌 보편적 룰과 공중도덕으로서, 강제 구속이 아닌 자유로움을 주어야 합니다.

일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장(火葬)을 하고 납골묘에 그 유골재를 보관합니다. 이는 16세기 중반부터 밀려오기 시작한 기독교에 대항하기위해 강압적으로 만들어낸 '불교사원을 통한 기독교 탄압 정책'의 산물입니다. 

그 당시 모든 일본사람들은 자신이 특정 불교사찰에 소속되어 있음을 확인받아야 했습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기독교인으로 분류되어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살아남기위해 일본인들은 자신과 가족이 불교사찰 소속임을 증명해야 했고, 사찰은 그 증명의 방법과 댓가로 납골묘를 이용한 것입니다. 

※일본의 단가제도 : 1634년 금교(禁敎)를 철저히 하기 위해 모든 개인이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것을 사원에서 증명을 받는「사찰소속신도증명(테라우케)」가 의무화되었다. 1661년~1672년에는 종지인별장작성(宗旨人別帳作成)이 제도화되어 사원은 지배자인 토쿠가와 막부(德川幕府)의 호적계를 담당하게 되었다. 

다시말해, 사찰이 운영하는 납골묘를 반드시 구입해야만 자신이 기독교 신자가 아님을 확인받을 수 있었고, 그래야 사형당하지 않고 살아갈 수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살아남은 모든 일본인들은 납골묘를 통해 소속된 사찰이 있는 불교신자가 될 수 밖에 없었고, 교리에 따라 모두가 화장을 해서 소속된 사찰 납골묘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일본이 세계 최고 화장률 99.94%의 국가가 된 원인이고, 모 시민단체가 부러워했던 도심지내 '산자와 사자가 공유하는 선진국형 납골묘'의 국가가 된 이유입니다.

매장묘의 수를 줄여보기위해 선택한 우리의 火葬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고, 묘를 바라보는 관점도 확연히 다릅니다.

일본의 납골묘는 가족과 자신의 증명이라 사라지면 안되는 것이고, 강제력있는 법률로 그 지속성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었던것입니다. 일본의 사찰은 동사무소 역할을 했고 납골묘는 호적이자 주민등본의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도심 곳곳의 사찰 납골묘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고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결국 완전히 근본부터 다른 형태의 일본 법률을 우리가 그대로 들여와 사용하다보니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이치에도 맞지 않게 된 것입니다. 

현재 우리 장사관련법률은 일본과 같이 화장 이후 남은 '재'를 '시신'과 같은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 타고 한줌 재로 변했지만 이 또한 엄연한 '시신'과 같은것으로 보고 함부로 처리하지 못하게 법률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를 보관하는 봉안이나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자연장, 수목장이 '보존'을 위한 법적인 규제속에 있는 것입니다.

화장후 남은 유골재는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없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타고남은 인산칼슘 덩어리일뿐입니다. 호적등본의 역할도 하지 않습니다.   

우리민족은 매우 합리적인 민족입니다. 얼마전까지 화장하면 강이나 산, 바다 등 자연속에 뿌리는 것을 당연시 해왔습니다. 아니, 빠르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 자유로움을 위해 화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언제가부터 화장을 해도 자유롭지 못하게 변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전에 없었던 자연장, 수목장에 대한 법률을 통해 새로운 님비현상까지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장사시설의 본질은 '보존'이 아니라 '순환'입니다. 특히, 화장 이후 남은 유골재는 '보존'이 아니라 '순환'을 원칙으로 두어야 하며, 장사시설이 아닌 추모시설로, 법률이 아닌 보편적 룰과 공중도덕으로서, 강제 구속이 아닌 자유로움을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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