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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여행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 산 왕의 무덤

고구려 20대 장수왕의 릉(長壽王陵)으로 알려진 '장군총'

군주정치를 하던 예전의 왕들은 그리 오래 살지 못했습니다. 당시에 가장 좋은 환경에서 최고의 음식을 먹고 호사를 누리며 살았던 왕들이 비교적 장수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운동 부족과 약물 중독이었다고 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몸보신으로 먹었던 약물이 오히려 내장 기능에 무리를 주어 간 질환 등으로 인해 수명을 단축시켰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늙지 않고 죽지 않으려고 불사약을 구하던 진시황제도 49세밖에 살지 못하고 무덤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수명은 44세입니다. 가장 오래 산 왕은 82세까지 산 영조였고, 그 다음으로 태조가 73세까지 살았고, 세종대왕은 53세까지 살았습니다. 고려의 왕 34명 중 60세 이상 산 왕은 태조 67세, 문종 65세, 명종 72세, 신종 61세, 강종 62세, 고종 68세, 충렬왕 73세입니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왕은 119세까지 장수한 고구려 태조왕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 시기 왕들의 특별한 장수 기록에 의문이 있음을 감안한다면 그리 신빙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고구려 20대 왕인 장수왕이 그나마 확실한 근거에 의해 98세까지 산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장수왕(長壽王, 394년~491년)은 고구려의 제20대 왕으로 광개토대왕의 맏아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개토대왕릉비와 중원고구려비를 건립하였으며, 거의 100년 가까이(98세) 살았었다고 해서 장수왕이라는 시호가 바쳐졌다고 합니다. 

돌무지무덤의 일종인 적석분의 대표격인 '장군총(將軍塚)'

장수왕의 무덤(長壽王陵)은 중국 지린성 퉁화시 지안현(輯安縣) 퉁구(通溝)의 토구자산(土口子山) 에 있는 고구려 시대의 돌무덤(石塚) '장군총(將軍塚)'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가장 완벽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적석총으로 중국인들은 이곳을 장수왕릉으로 인정하지 않고 무명의 장군무덤이란 의미의 '장군총(將軍塚)'으로 명명해 놓았습니다.
 


장군총은 총 7층의 단계식 피라미드로 이루어져 있고, 평면은 장방형으로서 한 변의 길이는 31.5~33미터이며, 무덤의 높이는 4미터입니다. 무덤 둘레로 한 변에 세 개씩 호석(護石)이라 하는 적석 밀림 방지석을 배치했는데 고분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세운 지지석 역할을 합니다. 호석(護石)은 총 12개로 '12지간'의 원류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호석(護石)이라 하는 적석 밀림 방지석. 총 12개로 '12지간'의 원류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장군총에 딸린 무덤으로 왕릉 뒷편에 있는 후궁의 무덤


오래 살면 무덤도 오래 가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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