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여행
2011. 4. 8.
국가권력은 묘지를 필요로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적어도 국가라는 공식적인 정치제도의 틀 안에서는 죽음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국가는 죽음에 차별을 둡니다. 일반의 사적인 죽음과 국가를 위한 희생으로서 공적인 죽음을 구분합니다. 그리고 국가는 공적인 죽음을 매우 치밀하게 관리를 합니다. 국립묘지가 그러한 공적죽음을 관리하는 제도적 공간입니다. 국립묘지는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또는 국가가 그러한 일이 있었다고 인정한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묻혀있거나 안치되어있는 장소입니다. 이들의 죽음은 육체적일뿐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국가권력이 등장했을 때나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그들의 죽음은 정치적 생명력을 얻어 다시 되살아 납니다. 국가는 왜 죽음에 차별을 두고 이를 관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