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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여행

신줏단지의 부활을 꿈꾸며

종묘가 임진왜란때 전소되었어도 이것만큼은 안전하게 보관을 했고, 병자호란때는 청나라군대가 이것을 약탈해가자 딸자식과 맞바꾸어서라도 기필코 찾아왔다고 합니다. 바로 '신줏단지'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혼(魂)은 하늘로 올라가고, 몸을 의미하는 백(魄)은 땅속으로 들어가 썩어 없어진다고 합니다. 혼은 부르면 오지만 백은 이미 썩어 없어졌으므로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나온것이 신줏단지입니다.
 
이 신줏단지는 원래 나무로 만들어진 목함이었고 구멍이 뚤려있어 혼이 자유로이 드나 들어 백을 만날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목함이 아닌 도자기함에 쌀을 넣어두는 경우는 주술적인 의미로 원래의 신줏단지에서 변질된 것(혼을 가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때가되서 혼과 백이 만나야 하는 날이오면, 혼(魂)을 담은 위패(신주)를 백(魄)이 담겨진 신줏단지에 넣어 제사를 지냈습니다. 집집마다 신줏단지를 모시는 정성들이 대단했고, 변질된 형태이긴 하지만 지금도 도자기로 만든 신줏단지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거의 사라져가는 풍습이지만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불단이나 령단 등 다양한 형태로 지금까지 남아있고 유럽에도 이와같은 형태의 추모단이 있습니다.

동양의 신줏단지를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네덜란드 Spaan Design의 가정용 추모단입니다.

www.gedenkkastje.nl

화장한 고인의 유골재와 사진, 유품 등을 넣어놓고 언제든 그리워할 수 있는 가정용 추모단으로 납골당의 안치단을 집안으로 옮겨놓은 형태입니다.  

가까운 곳에 모시고 자주 찾아뵙겠다는 컨셉, 어디 이것만 하겠습니까.
 

www.gedenkkastje.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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