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례를 공공서비스로 바꾸는 나라

중국에서는 2026년 3월 30일부터 새로운 장례관리조례가 시행되고 있다. 시신 운구에서 유골 안치까지, 장례의 기본 절차에 드는 값을 법에 따라 정부가 정한다. 모든 국민에게 무료로 해 주는 제도는 아직 아니지만, 장례를 시장에 맡기던 방식에서 공공서비스로 옮기는 방향이 분명해졌다. 이 변화가 무엇을 바꾸는지, 지역마다 얼마를 지원하는지 살펴본다.
법으로 정한 기본 서비스
개정 장례관리조례는 2025년 12월 12일 공포되어 2026년 3월 30일 시행되었다. 모두 8장 73조이고, 첫 조문에서 장례 업계의 공익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을 밝힌다.
기본 서비스 목록은 일곱 가지다. 시신 운구, 시신 안치, 고별, 화장, 유골 임시 봉안, 생태 안장, 공공 봉안시설이다. 성 정부는 이 목록에 항목을 더할 수 있고, 요금은 법에 따라 정한다. 이 일곱 가지 말고도 장례에는 꽃 장식, 수의, 빈소 같은 것이 따르는데, 이는 비기본 항목으로 나눠 시급 이상 정부가 목록을 정하고 요금을 엄격히 관리한다.
목록 외의 돈은 받을 수 없다
새 조례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가격 단속이다. 목록에 없는 항목을 만들어 수수료를 받거나, 항목을 쪼개고 범위를 넓혀 요금을 올리는 일을 금지한다. 가격표를 붙이지 않고 표시 밖에서 돈을 더 받는 것, 상품을 끼워 팔아 강매하는 것도 가격 위반으로 정했다. 장례를 대신 맡거나 용품을 대신 사 주는 업자는 현 정부에 등록해야 하고, 속이거나 부추겨 소비하게 하면 처벌받고 공개 명단에 오른다.
장례 기관의 영리 구조도 손질했다. 새로 만들어지는 장례업체는 정부가 운영하는 비영리 기관이어야 하고, 영리 장례업체는 더는 새로 만들 수 없다. 봉안당이나 묘지는 사용기간이 20년을 넘을 수 없고, 기간이 끝나면 관리비를 내고 연장할 수 있다.
대부분 지역의 주민이 지원받고, 어려운 사람은 더 받는다
중국에서는 대부분 지역의 주민이 장례 기본 서비스 비용을 지원받는다. 우리나라 시·군·구에 해당하는 지역이 2,850곳 안팎인데, 그 가운데 2,500곳이 넘는 곳이 일반 주민에게도 운구, 안치, 화장 같은 기본 서비스 비용을 지원한다. 열 곳 중 아홉 곳 가까이다. 다만 감면 항목과 금액은 지역마다 다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지원이 더 두텁다. 전국 31개 성·자치구·직할시가 모두 이런 사람들을 위한 장례 지원 제도를 따로 갖추었다. 광저우는 2025년 3월 안내서 기준으로 일반 호적 주민에게 최대 1,680위안(약 36만원), 형편이 어려운 주민에게는 최대 3,540위안(약 76만원)까지 감면해 주었다.
앞으로의 방향도 분명하다. 2025년 10월 국가 5개년 계획 건의에 기본 장례서비스 제도를 세우고 보완한다는 문구가 들어갔고, 민정부는 이를 국가 차원에서 기본 서비스에 단단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새 조례는 조건이 되는 서비스부터 차례로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서비스에 넣겠다고 밝혔다. 공공 장례시설도 늘고 있다. 도시와 읍에 공공 묘지와 봉안시설이 6,000곳이 넘고, 농촌에는 마을 공공 묘지가 26만 4천 곳이다.
도시마다 다른 금액
광둥성 선전은 2012년 6월 광둥성에서 처음으로 전체 주민에게 기본 서비스를 무료로 했다. 지금은 10개 항목에 최대 2,200위안(약 47만원)을 시가 낸다.
광저우는 2026년 3월 2일부터 2031년 3월 2일까지 적용하는 통지로 호적 주민에게 1구당 최대 1,570위안(약 34만원)을 감면한다. 2025년 3월 안내서의 1,680위안에서 바뀐 금액이다. 다른 지역 호적이어도 광저우에서 숨져 화장하면 최대 1,220위안(약 26만원)을 받는다.
광둥성 전체로는 2015년부터 호적 주민에게 일곱 가지를 무료로 해 왔다. 시신 운구, 소독, 화장, 1년 유골 봉안, 3일 안치, 소형 고별실, 기본 유골함이다. 해마다 5억 위안(약 1,075억원)이 넘는 비용을 면제한다.
톈진은 장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호적 주민에게 1,800위안(약 39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푸젠은 기본 서비스비 감면이 모든 현 지역에 적용되고, 허난은 기본 서비스를 하나의 정해진 가격으로 묶어, 추가 요금 없이 받는 정액제를 도입했다. 광시는 생태 안장 장려금을 두 배로 올렸다.
아직 남은 숙제
가장 큰 숙제는 지역 차이다. 감면 항목과 금액이 도시마다 다르고, 호적이 어디냐에 따라 받는 금액이 달라지는 곳도 많다. 광저우만 해도 호적 여부에 따라 350위안(약 7만 5천원)가량 차이가 난다.
가격 투명성도 과제다. 시장감독총국과 민정부가 마련한 장례 분야 명시가격 규정은 보도에 따르면 2026년 5월 31일부터 시험 시행되고 있다. 중개업체가 정부 감면분을 묶음 상품 속에 가려 가져간다는 문제가 지적되어 왔기에, 목록과 가격표를 공개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이별 앞에서 값을 묻지 않도록
가족을 떠나보낸 날에는 슬퍼할 겨를도 없이 비용부터 따져야 하는 때가 있다. 무엇이 꼭 필요한 절차이고, 그 값은 얼마인지 알기 어려워 제시된 금액이 맞는지 따져 볼 겨를 없이 받아들이게 되기도 한다.
중국은 그 막막함을 줄이는 길을 법으로 만들었다. 꼭 필요한 기본 서비스를 목록으로 정하고, 값을 분명히 알리고, 목록 밖에서는 함부로 돈을 받지 못하게 했다. 지원 금액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무엇을 하고 얼마를 내는지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은 사람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한국에서도 가족을 떠나보내는 날, 돈 걱정 때문에 고인을 온전히 추모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어디에 살든 형편이 어떻든, 장례에 꼭 필요한 절차만큼은 누구나 비용 걱정 없이 치를 수 있어야 한다. 그 첫걸음은 무엇이 기본인지 정하고, 그 비용을 모두가 알 수 있게 하는 일에서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