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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관을 사는 사람들

다비코 2026. 8. 11. 10:09

 

도쿄에 사는 한 남성이 아버지를 떠나보내던 날, 장례식장에서 제시받은 관 가격은 12만 엔이었다. 조문도 없이 곧바로 화장할 생각인데, 결국 불에 타 사라질 관에 12만 엔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그는 납득되지 않았다. 그는 인터넷을 뒤졌다. 그러다 아마존에서 관을 발견했다. 가격은 약 2만 엔이었다. 장례식장에서 본 관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가격은 6분의 1 수준이었다.

 

그는 관을 주문했다. 접이식 구조의 관은 화장 시간에 맞춰 도착했고, 가족이 직접 조립해 고인을 입관했다. 관 안에 까는 내장이불도 함께 들어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12만 엔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관을 인터넷에서는 2만 엔에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경험담은 일본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처음에는 “관을 아마존에서 산다고?”라는 놀라움이 컸지만, 곧 “장례용품도 인터넷에서 직접 살 수 있는 시대가 됐구나”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3년 뒤인 2023년에도 이 이야기가 다시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고, 무인양품이 장례식 패키지를 내놓으면 좋겠다는 농담까지 나왔다. 무염색 원목 관에 리넨 수의를 갖춘 미니멀한 장례라면 오히려 지금의 장례보다 낫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사던 관

 

이 관을 판매한 곳은 소기 프로라는 아마존 입점 업체였다. 업체 측은 장례식장이 관을 지나치게 비싸게 판매한다고 판단해, 장례업체에 공급하던 관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장례식장에 납품하는 제품과 품질에는 차이가 없으며, 유통단계를 줄여 도매가격에 가까운 금액으로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일본의 장례식장에서 판매하는 관은 저렴한 제품도 5만 엔 안팎부터 시작하고 고급 제품은 20만 엔을 넘기도 한다. 반면 인터넷에서는 2만 엔 안팎의 관을 구할 수 있다. 접이식 구조여서 가족이 직접 조립할 수 있고, 내장재까지 포함된 제품도 있다. 한 구매자는 가족과 함께 관을 조립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후기에 남겼고, 예상했던 것보다 나무결이 아름다워 주변 사람들도 놀랐다고 했다.

 

이쯤 되면 관이 특별한 물건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물론 관은 아무렇게나 만들어지는 물건이 아니다. 재질과 구조, 마감 방식에 따라 품질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소비자가 관을 접하는 방식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었다. 관을 파는 곳은 장례식장 뿐이었고, 장례식장에 가면 그곳에서 제시하는 제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관의 가격을 다른 판매처와 비교하거나 같은 제품이 다른 곳에서 얼마에 팔리는지 알아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인터넷은 이 구조를 바꿔놓았다. 관도 검색할 수 있고,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판매자와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장례식장을 통하지 않고 직접 구입할 수 있다. 일본의 아마존 관은 바로 그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관이 더 이상 장례식장 안에서만 거래되는 특별한 상품이 아니라, 필요할 때 소비자가 직접 찾아보고 선택할 수 있는 물건이 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왜 낯설까

 

한국에서도 장례용품의 온라인 판매는 이미 상당히 익숙하다. 수의와 유골함, 분골함, 추모용품 등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격을 비교하고 주문하는 것도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성인용 관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반려동물용 관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사람이 사용하는 관은 일반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가격을 비교해 구입하는 상품으로는 여전히 낯설다.

 

관 자체가 인터넷에서 판매하기 어려운 물건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이미 아마존을 통해 관이 판매되고 있고, 접이식 제품처럼 배송과 조립을 고려한 상품도 등장했다. 결국 차이는 관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다. 한국에서 관은 여전히 장례식장과 강하게 결합된 상품이다. 유족이 장례식장에 가면 관은 장례상품의 일부로 제시되고, 별도로 관을 사서 가져간다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잘 제시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의 2만 엔짜리 관은 단순히 싼 관 하나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니다. 관도 다른 상품처럼 가격을 비교하고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장례식장에서 12만 엔을 제시받은 사람이 인터넷을 검색하다 2만 엔짜리 관을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의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보다, “왜 관을 반드시 장례식장에서 사야 하지?”라는 질문을 처음으로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서 관을 사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편안히 관을 선택하고 싶다면 장례식장에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구입할 수도 있다. 반대로 화장될 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이라면 가장 간소하고 저렴한 제품을 직접 선택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일본의 한 남성이 선택한 것은 12만 엔짜리 관이 아니라 2만 엔짜리 관이었다. 그는 장례산업을 바꾸려고 했던 것도, 새로운 사업을 만들려고 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눈앞에 놓인 관값이 비싸다고 생각했고 인터넷에서 다른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그 작은 선택이 던지는 질문은 의외로 크다.

 

관은 정말 장례식장에서만 사야 하는가.

 

일본의 아마존 관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싼 관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지금까지 장례식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당연했던 관을 소비자가 장례식장 밖에서 직접 찾아보고, 가격을 비교하고,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관은 장례식장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살 수 있고, 앞으로는 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