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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이 침대가 될 때, 이별의 풍경이 바뀐다

다비코 2026. 10. 30. 04:44


일본 산와물산 '라스트베드', 2026년도 굿 디자인상 수상

"관에 누워 계신 모습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의 장례용품 업체 산와물산이 관을 새로 만든 출발점은 이 한마디였다. 오랫동안 관은 내려다보는 물건이었다. 유족은 몸을 숙여 상자 안을 들여다보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가장 가까이 있고 싶은 순간에, 가장 멀리서 바라보는 자세였다.

산와물산이 내놓은 '라스트베드(Last Bed)'는 이 풍경을 바꾸려는 시도다. 관의 측면이 바깥쪽으로 180도 열리면 이름 그대로 침대가 된다. 통야(밤샘 추모)와 장례 동안 고인은 평소 잠들던 침대에 누운 것처럼 놓이고, 가족은 그 곁에 앉아 얼굴을 보며 이야기할 수 있다. 출관 때가 되면 측면을 세워 관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화장은 그 상태 그대로 진행할 수 있다.

크기는 길이 약 2m, 폭 약 60cm, 높이 약 45cm다. 흰색과 분홍색 이불에 레이스를 두른 침구가 차갑고 낯선 상자의 인상을 덜어낸다.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는 서서 하는 말이 아니라 곁에 앉아서 하는 말이어야 하지 않을까. 라스트베드는 이 질문에서 시작했다. 손을 잡고, 귀 가까이에서 속삭이고, 살아 있을 때처럼 이야기를 건네는 시간을 위해서다. 개발사는 고인과의 거리를 몸으로 좁히는 것이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라고 보았다.

따뜻한 발상만으로는 장례 현장에서 쓸 수 없다. 이동 중에는 측면이 단단히 닫혀 있어야 하고, 필요할 때는 안전하고 쉽게 열려야 한다. 개발진은 측면을 고정하는 부품의 모양과 각도를 거듭 다듬었고, 개폐 전용 도구까지 따로 만들었다. 장례업체 직원 한 명이 혼자서도 고인을 안치할 수 있게 한 것은 이송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굿 디자인상 심사위원들도 이 점에 주목했다. 측면과 발치가 열려 일상의 침대와 같은 모습이 되는 구조,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했던 고인을 편안히 잠든 사람처럼 같은 눈높이에서 마주하게 한 시도를 높이 평가했다. 조작성과 안전성을 함께 갖춘 점, 장례 현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평은 오랜 관행에 바뀔 여지가 없다고 여겨지던 영역에 용기 있게 도전한 기업의 자세를 높이 샀다.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각지의 장례업체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산와물산의 사장은 이별이 외면당하기 쉬운 주제이지만, 태어난 이상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굳어진 관행을 새로 고쳐 더 나은 이별의 모습을 제안하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관 하나가 장례 문화를 바꿀 수는 없다. 모든 가족이 같은 방식으로 슬퍼하지도 않는다. 누군가는 고인의 손을 오래 붙잡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조용히 곁에 앉아 있고 싶어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이다.

죽음 앞에서 우리가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대개 거창한 의식이 아니다. 조금만 더 가까이 있을걸, 한 번만 더 눈을 맞추고 말을 건넬걸 하는 마음이다. 라스트베드는 그 마음에 물건으로 답하려 한다.

이별에 필요한 것은 더 큰 관이나 더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곁에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가까이 머물 수 있는 자리일지도 모른다.

 


※ 참고 자료
보도자료: https://prtimes.jp/main/html/rd/p/000000039.000144189.html
굿 디자인상 수상 페이지: https://www.g-mark.org/gallery/winners/36460
제품 공식 페이지: https://www.sanwa-bussan.co.jp/lastb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