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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여행

홍콩, 동화의장

문화유산의 감옥 東華義莊(Tung Wah Coffin Home) 

동화의장(東華義莊)은 홍콩 샌드베이 언덕에 위치한 일종의 관 보관소입니다. 원래 이곳은 만모우사원(文武廟)이라는 삼국지의 관우를 모시던 장소였습니다. 1875년 중국본토에 매장되기를 희망했던 홍콩사람들이 사후 자신의 관을 이곳 만모우사원(文武廟)에 위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사정이 알려지자 사후 본토에 매장되고자 희망하는 홍콩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사원에 보관되는 관의 수도 크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1899년 만모우사원이 현재의 소호거리 썽완으로 이전하게 되고 그 자리를 동화의료재단이 인수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보관되있던 관도 재단의 관리하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재단측은 이 관들을 보관하는 별도의 시설을 만들어 놓고 '동화의장(東華義莊)'으로 명명, 본격적인 관 보관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1960년에 이르자 보관된 시신 관의 수가 670개, 중국본토로 가기위해 묘에서 개장되어 온 관이 8,060개, 화장된 유골이 117기에 달했습니다. 그러자 재단측은 관리상의 이유 등으로 보관사업을 전면 중지하게 됩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져 갔습니다. 그렇게 어정쩡한 상태로 있다가
이곳의 특별한 사정이 유네스코에 알려지게 되었고, 2005년 유네스코는 이곳을 아시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게 됩니다. 그러자 홍콩정부는 이곳을 보존유물로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본토로 가고자 했던 관 속 망자들의 오랜 바램은 후인들이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게 되면서 영원히 그곳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스스로가 유산이 되어버린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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